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기후특사에서 전격 사임하고 튀르키예(터키)로 망명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아나톨리 추바이스(66·사진)가 신경장애 증세로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AP통신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이날 그의 지인이자 러시아 언론인인 크세니야 솝차크는 “추바이스가 갑자기 손과 다리에 감각이 없어졌고, 병원에서 길랭·바레증후군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길랭·바레증후군은 인체의 면역 체계가 신경을 공격하는 희귀 질환이다. 솝차크는 추바이스가 입원한 뒤 화학 물질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추바이스의 집을 조사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푸틴 대통령이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등 정적들을 독살하려 했던 것처럼 추바이스도 암살 대상에 오른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추바이스는 1990년대부터 러시아 시장 경제를 설계하고, 보리스 옐친 정부에서 재무장관과 경제부총리를 지낸 러시아 정계의 유명 인물이다. 1996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부시장이었던 푸틴을 중앙 정계에 발탁했으며, 이후 국영 회사를 이끌면서 푸틴 대통령과 가까이 지냈다.
하지만 추바이스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시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5년 살해된 보리스 넴초프 전 부총리의 사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넴초프 전 부총리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병합을 비판한 인물이다. 이후 추바이스는 별다른 이유를 밝히지 않고 러시아를 떠났다. 크렘린궁은 3월 25일 그를 기후특사에서 해임했다고 밝혔다. 그 무렵 추바이스가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현금인출기 앞에서 야구 모자를 쓰고 현금을 인출하는 사진이 러시아 언론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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