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상 인플루언서가 많은 관심을 받자 관련 현상의 명암을 분석한 외신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최근 한국에서 루시, 로지 등 가상 인플루언서를 앞세운 여러 활동이 인기를 얻으며 가상인간 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많은 시간을 온라인에서 보내는 한국 젊은이들의 디지털 원주민적 특성, 기존 브랜드 이미지 쇄신 효과 등이 현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가상 인플루언서 산업의 핵심은 소셜 미디어다.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가 2020년 만든 가상인간 로지는 싱가포르 등 실제 장소에서 찍은 일상을 소셜 미디어 계정에 올리고 팬들의 댓글에 하트를 누르는 등 소통한다. 롯데홈쇼핑이 2017년 만든 가상인간 루시도 광장시장에서 김밥을 먹는 사진을 올리고 팬들의 댓글에 답하는 등 활발히 교류하긴 마찬가지다.
이 같은 친밀한 소통 방식은 광고 효과 상승으로 이어진다. 로지의 인스타그램에 일상 사진뿐만 아니라 골프복을 입고 건강식품을 먹는 등 광고 콘텐츠도 섞여 있는 식이다. 기존 브랜드와 결합할 경우 그 기업의 이미지를 젊게 만들어주는 것도 광고 문의가 많은 이유다.
백승엽 싸이더스튜디오엑스 대표는 CNN에 “많은 국내 대기업들이 로지를 광고모델로 쓰고 싶어 한다”며 예상 수익이 약 2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보험사 신한라이프의 경우 6월 말 만료 예정이었던 로지와의 계약을 1년 더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지의 종신보험 광고는 유튜브에서 2일 기준 1100만회를 넘기기도 했다.
인간 모델보다 콘텐츠 제작에 시간과 노동력이 적게 드는 것도 장점이다. 롯데홈쇼핑과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의 CNN 인터뷰에 따르면, 인간 모델의 경우 스카우트부터 콘텐츠 편집까지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이 걸린다. 가상 인플루언서 이미지와 비디오 제작은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몇 주 가량 소요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마냥 장밋빛 미래는 아니다. CNN에 따르면 완벽하게 아름다운 가상 인간의 모습이 비현실적 미의 기준을 향한 강박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CNN 인터뷰에서 “다른 국가의 가상 인플루언서는 다양한 인종적 배경과 미적 기준을 반영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한국은 아름답고 예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가상 인간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윤리, 다른 인종의 가상 인플루언서를 만들 때 나올 수 있는 문화적 유용의 위험도 여전한 숙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인 메타는 이들 문제 해결을 위해 자사 블로그에서 ”브랜드들이 잠재적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가상 인플루언서를 위한 윤리적 프레임워크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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