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에도 미국 휘발유 재고량은 늘어 경제 활동이 줄어드는 징후가 확산되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 국제 유가(油價)는 한때 6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3일(현지 시간)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재고가 그 전주 대비 446만7000배럴 늘어났다고 밝혔다. 당초 여름 성수기 차량 이동이 많아 뉴욕 월가는 16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휘발유 재고도 16만3000배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한 달 평균 휘발유 수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2020년 수준보다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미 외환중개업체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연구원은 “여름 휴가철에 유가가 내려가고 있음에도 지난주 미 휘발유 수요는 7.1%가량 하락했다”며 “시장 예상보다 수요 감소가 악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 유가는 미 원유 재고 보고서가 나오자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9월물 WTI 가격은 전장보다 3.76달러(3.98%) 하락한 배럴당 90.6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올 2월 이후 6개월 만의 최저치다. 런던ICE선물거래소 브렌트유 선물(10월물)도 전장보다 3.74% 감소한 배럴당 96.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석유수출기구(OPEC)와 러시아 등 협의체 OPEC+(플러스)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증산 요청을 사실상 깔아뭉개는 ‘찔끔 증산’에 그쳤음에도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감소가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국제 유가는 다시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전날 폭락의 기저효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다나 하리 반다인사이트 최고경영자(CEO)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인사이트에 “경기 침체 공포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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