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떠난 지 하루 만인 4일 오후 12시(현지 시간)부터 돌입한 ‘대만 봉쇄’ 훈련에서 대만 해역 곳곳을 겨냥해 탄도미사일인 둥펑(東風·DF) 계열 미사일들을 동시다발로 퍼부었다. 특히 일부 탄도미사일은 중국 본토에서 발사돼 대만 상공을 가로질러 대만 동부 해역에 떨어졌다. 중국과 대만 간 실질적 경계선으로 여겨온 대만 서부의 ‘대만해협 중간선’이 완전히 무력화된 것이다.
중국이 이날 미사일과 로켓포 실탄 훈련을 벌인 대만 주변 해역 6곳 모두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쪽이었다. 특히 훈련 지역 3곳은 대만의 영해까지 침범했다.
이날 오후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군 동부전구는 “로켓부대가 대만 동부 해역의 여러 지역에 다양한 형태의 재래식 미사일을 집중 타격해 목표물을 전부 명중시켰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이 대만 북부 남부 동부 해역에 둥펑 계열 미사일 1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특히 동부전구는 공개한 영상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DF-11이 본토에서 발사되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어 이 미사일들이 대만 동부 해역들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동부전구는 훈련이 시작된 직후에는 장거리 로켓포들을 중간선을 넘어 대만해협 대만 쪽 해역으로 발사한 뒤 “특정 구역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했다.
한국으로 치면 북한이 군사분계선 이남 해역을 훈련 지역으로 지정한 뒤 한국 영공을 넘어 한국 측 해역으로 미사일들을 발사한 셈이다.
중국이 발사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현존하는 미사일방어체계로 막을 수 없는 것으로 알려진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17’도 훈련에 참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군 훈련 시작 직전인 3일 국가안보팀을 전화 회의로 소집했다.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한 사실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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