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불거진 미중 갈등이 양측의 군사적 대치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에선 대만 위기 시 투입할 수 있는 미군 전력이 중국에 비해 우세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CNBC는 5일(현지 시간) 군사전문가들을 인용해 1995, 1996년 3차 대만해협 위기 당시와 달리 현재 미국이 대만 등 서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에 비해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 못하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초대 국방장관으로도 거론됐던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차관은 “(3차 대만해협 위기 때와)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다르다”며 “지금은 경쟁이 더 치열하고 미군에 더 치명적인 환경이 됐다”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매슈 푸나이올레 선임 연구원도 “상황이 달라져 동등한 게임이 됐다”며 “미국이 할 수 있는 건 중국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대만 무력침공 시나리오에서 1996년 중국이 압도적인 열세를 보였던 공군력과 지대함 공격 역량에서 중국은 미국에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랜드연구소는 공중전에서도 미국과 중국이 동등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봤다.
이성훈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이 4일 내놓은 ‘아태 지역에서 미중 군사력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선 미국이 공군력과 해군력에선 중국에 비해 질적으로 우세하지만 미사일 전력에선 중국이 상대적으로 우세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 유사 시 미군이 투입할 수 있는 전투기는 전략폭격기 B-52 5대를 포함해 모두 507대로 중국(1166대)에 비해 적지만 전투기 성능과 대만 전투기를 감안하면 아직 중국에 비해 우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군력에선 미국 인도태평양 함대가 항공모함 3대를 포함해 63척을 배치하고 있으며 중국은 항공모함 2대를 포함해 73척을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항공모함의 성능은 미국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미사일 전력에선 중국이 요격을 피해 항공모함을 타격할 수 있는 대함 미사일을 실전 배치하는 등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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