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해킹으로 탈취한 가상화폐
믹서기업이 데이터 쪼개고 섞으며 출처 불분명하게 만들어
거래 추적 따돌릴 수 있게 도와
미국이 북한이 탈취한 가상화폐 세탁에 가담한 믹서 기업을 또 한 번 제재 대상에 올렸다. 올 5월 처음으로 믹서 기업에 제재를 내린 후 두 번째다.
미 재무부는 8일(현지 시간) 가상화폐 믹서 기업 ‘토네이도 캐시’를 북한의 가상화폐 세탁을 도운 혐의로 제재했다고 밝혔다. 2019년 설립 이후 3년간 이 기업이 세탁한 가상화폐 규모는 70억 달러(9조 1400억원)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믹서란 가상화폐를 쪼개고 섞으며 누가 전송했는지 불분명하게 만드는 기술로, 해당 과정이 반복될 경우 자금 출처가 불분명해지는 등 거래 추적이 어려워진다.
재무부는 3월 북한 정찰총국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해커 조직 ‘라자루스’가 4억5500만 달러의 가상화폐를 세탁하는 데 토네이도 캐시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올 6월 블록체인 기술기업 ‘하모니’가 라자루스에게 해킹당한 가상화폐 1억 달러 중 최소 9600만 달러의 세탁에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제재로 토네이도 캐시는 미국 내 모든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다만 미 재무부는 해당 기업의 근거지나 해외 정부와의 연관성에 대해선 답변을 거부했다.
브라이언 넬슨 재무부 차관은 “토네이도 캐시는 악의적인 사이버 행위자들의 자금 세탁을 방지할 기본적 조치도 없이 효과적인 통제에 반복적으로 실패했다”며 제재 배경을 밝혔다. 앞서 재무부는 5월 믹서 기업 중 처음으로 ‘블렌더’를 제재했다. 블렌더는 라자루스가 올해 초 온라인 게임 ‘액시 인피니티’에서 해킹한 가상화폐 6억1500만 달러(약 70억 원) 중 일부 세탁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역대 최대 규모 암호화폐 해킹 사건이다.
재무부는 “이번 조치는민간 부문에 믹서 기업과 연관된 위험성을 알리는 중요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믹서 기업에 대한 두 번째 조치이지만 마지막 조치는 아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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