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강수량 비슷해도 홍수 빈도 증가
지구촌 곳곳 피해, 수십년 이어질듯
전문가 “조기경보 등 강화해야”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잇달아 발생하는 집중 폭우 등 ‘극한 강수(降水)’ 피해가 수십 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기후 연구자들은 “하수처리 및 배수 시설 등 현재의 기반시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과거의 기후’에 맞춰 설계됐다”며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를 막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6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비영리단체 클라이미트센트럴이 미국 246개 지점에서 1950년과 지난해 하루 강수량을 비교 분석한 결과 72%인 178곳에서 최다 강수량 기록이 경신됐다. 또 이 단체의 다른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50개 조사 지역 중 90%에서 시간당 강수량이 1970년보다 늘었다.
이 단체는 “1년 동안 내린 비의 총량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었지만 집중 홍수 빈도와 강도는 더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에서는 시간당 강우량이 50년 새 50% 가까이 늘었고 텍사스 엘패소에서는 40%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대기가 머금은 수증기 양이 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진단했다. 클라이미트센트럴의 젠 브레이디 연구원은 “홍수 피해를 키우는 것은 연간 총강수량이 아니라 하루에 내리는 강수량”이라고 지적했다.
한 번에 쏟아지는 강수량이 크게 늘어 유럽 호주 중국 등에서도 폭우로 인한 도로 침수, 감전 사망 같은 피해가 잇따른다고 WP가 전했다. 현재 사용되는 하수처리시설이나 도로 교량 배수로를 비롯한 기반시설은 과거 강수량에 맞춰 만들었기 때문에 최근 폭우를 견디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집중 폭우가 우리의 뉴노멀(새로운 표준)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조기경보 시스템에 투자하고 폭우나 해수면 상승 같은 기후변화 현상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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