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부 “왕이, 박진 장관과 사드 문제 심도 있게 논의”

중국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방중한 박진 외교부 장관과 주한미군이 배치한 고고도 미사일 방위 체계(THAAD 사드)에 관해 심도 있게 협의했다고 환구망(環球網)과 동망(東網), 중앙통신 등이 10일 보도했다.

매체는 중국 외교부가 이날 발표한 내용을 인용해 왕이 외교부장이 전날 방중한 박진 외교부 장관을 산둥성 칭다오(?島)에서 만나 사드 문제를 깊이 있게 의논하고 각자의 입장을 확실히 밝혔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외교부장과 박 장관은 사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상대 안보 관심사를 중시하고 적절히 처리해서 양국 관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인식을 보였다.

왕 외교부장은 윤석열 정부가 양국 간 합의나 약속이 아니라고 밝힌 사드 3불 정책(사드 추가배치를 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 시스템에 참여하지 않고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음)을 유지해달라는 입장을 박 장관에 다시 전달한 것으로 매체는 관측했다.

매체는 특히 한중 관계에 걸림돌이 안 되게 적절히 처리한다는 대목에 주목해 중국 측이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문제가 되지 않도록 계속 관련 논의를 가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했다.

또한 왕 부장과 박 장관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도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왕 부장은 남북한 쌍방이 한반도의 진정한 주인이라며 중국은 남북관계 개선을 지지하고 단계적으로 같이 쌍궤병진(雙軌竝進 두 트랙)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추진하는 걸 견지하면서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왕 부장과 박진 장관은 생산 공급망 문제를 놓고서 의논을 벌였다.

왕 부장은 “지금 세계화가 역류에 직면하면서 각국이 경제 정치화, 무역 수단화, 표준 무기화에 나서 글로벌 생산 공급 체인의 안정을 파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왕 부장은 글로벌 자유무역 체제의 수혜자이자 건설자인 한중 양국이 시장원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공동 저지하고 양국과 글로벌 생산 공급망의 안전과 안정을 함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왕 부장의 이런 발언이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칩4)에 참여하는 한국이 중국을 배제하려는 시도에 적극적으로 가담해서는 안 된다고 견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