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시다, 각료 19명 중 14명 교체…‘아베파’ 배려-안정 선택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10일 17시 21분


최근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0일 각료 19명 중 14명을 교체하는 대규모 개각을 단행했다. 다만 지난달 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피격 사망 이후 구심점을 잃은 집권 자민당 내 최대 파벌 아베파(派)를 배려하며 당내 갈등 요인을 최소화해 ‘변화 속 안정’을 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 방위상에는 2008~2009년 아소 다로 내각에서 방위상을 맡았던 하마다 야스카즈(浜田靖一)가 기용돼 방위비 증액 등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전 총리의 동생 기시 노부오(岸信夫) 전 방위상은 총리 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표면적인 교체 이유는 그의 건강 문제로 알려졌지만 기시 전 방위상이 선거 과정에서 아베 전 총리의 죽음과 연관이 있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의 지원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왼쪽부터) 하마다 야스카즈 신임 방위상·기시 노부오 전 방위상
(왼쪽부터) 하마다 야스카즈 신임 방위상·기시 노부오 전 방위상


새 경제산업상에는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전 경제재생담당상, 법무상에는 하나시 야스히로(葉梨康弘) 의원이 기용됐다. 지난해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기시다 총리와 경쟁했던 고노 다로(河野太郞) 전 외상은 디지털상으로 발탁됐다.

기시다 총리의 측근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상, 아베파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은 유임됐다. 관방장관은 사실상 정부 2인자다.

(왼쪽부터) 고노 다로 신임 디지털상·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경제안보상
(왼쪽부터) 고노 다로 신임 디지털상·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경제안보상


이번 개각에서 각료 19명 중 아베파와 3위 파벌 아소파는 각각 4명씩을 차지했다. 2위 파벌 모테기파와 4위 기시다파 역시 각 3명을 차지해 파벌 균형 인사가 특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기시다 총리가 자신과 노선이 많이 다르고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과도 관계가 깊은 아베파 각료를 줄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기존과 마찬가지로 네 자리를 유지했다.

자민당의 각종 정책을 입안하는 정조회장에는 아베 전 총리의 최측근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경제산업상이 발탁됐다. 극우 노선을 고수해 ‘여자 아베’로 불렸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정조회장은 경제안보상에 임명됐다. 총무회장에는 엔도 도시아키(遠藤利明) 선거대책위원장, 선대위원장에는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전 국회대책위원장이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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