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60년 만에 최악의 폭염으로 공장 폐쇄가 잇달아 아이폰, 전기차 배터리 부품 등의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고 CNN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러한 공장 폐쇄로 리튬 등 핵심 원자재가 공급난을 겪을 경우 궁극적으로는 가격 인상을 촉발함으로써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압력도 가중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쓰촨성은 전국적으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이 지역의 전력난 해소를 위해 모든 공장에 6일 동안 가동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쓰촨은 반도체와 태양전지판 산업의 핵심 제조업 지역으로, 전력 배급은 애플 공급업체인 폭스콘과 인텔(INTC)을 포함해 일부 세계 최대 전자회사들의 생산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CNN은 전망했다.
이 지방은 또한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부품인 중국내 리튬 광산 허브인 만큼 이번 공장 폐쇄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가들은 지적했다.
중국은 수십개 도시에서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기온을 나타내며 60년 만에 가장 극심한 폭염을 맞고 있다.
극심한 더위로 사무실과 가정에서 에어컨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망에 부담을 주고 있고, 가뭄으로 인해 강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수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의 양도 감소했다.
결국 8400만명의 인구를 가진 중국 최대 성 중 하나인 쓰촨성도 이 지역 21개 도시 중 19개 도시에 15~20일까지 모든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이 결정은 주거용으로 충분한 전력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내려진 조치라고 쓰촨성은 공지했다. 중국의 주요 수력 발전 중심지이기도 한 남서부 지방은 7월부터 극심한 더위와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이 지역에서 폭염은 지난 8월7일 이후 60년 만에 가장 극심한 수준으로 심각해졌고, 평균 강수량은 예년 같은 기간보다 51%나 감소했다.
현지 매체인 관영 쓰촨데일리는 쓰촨성 고위 관리들이 현재 전력 공급과 관련해 가장 심각하고 극단적인 순간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쓰촨성 남부의 도시인 루저우는 지난 주 전력을 절약하고 전력망에 가해지는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야간 동안 도시의 가로등을 차단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쓰촨은 태양광과 전자산업의 핵심 원료인 리튬과 폴리실리콘과 같은 광물 자원이 풍부하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XN), 인텔, 온세미, 폭스콘 등 많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쓰촨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테슬라(TSLA)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중국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업체 CATL도 이 지역에 공장을 두고 있다.
일본 다이와증권 계열 투자금융회사인 다이와캐피털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주 쓰촨성의 공장 폐쇄가 폴리실리콘과 리튬 공급을 긴축하고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쓰촨 하오우 전기기계유한공사, 비료·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쓰촨루톈화를 포함한 몇몇 중국 기업들은 쓰촨성의 전력 단전 조치로 인해 생산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쓰촨성 외에도 장쑤성, 안후이성, 저장성 등 중국의 다른 주요 성들도 폭염으로 전력 공급이 부족해지자 기업과 가정에 전기 절약을 촉구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를 아끼기 위해 사무실이 에어컨 온도를 26도 이상으로 올리거나, 1층부터 3층까지는 엘리베이터 운행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중국의 극심한 더위는 지난 달 물가 상승 압력을 더하면서 중국 전역에서 농작물 흉작으로 이어졌다.
푸링후이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15일 베이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여러 곳에서 계속되는 고온의 영향으로 신선채소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2.9% 올라 예년 같은 기간보다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푸 대변인은 극심한 더위가 남부 일부 농업 지역에 가뭄을 야기시켰고, 북부에서는 강우와 홍수로 일부 농작물 흉작도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8월과 9월은 가을 곡물 생산의 중요한 시기”라며 “우리는 자연재해, 곤충, 질병이 식량 생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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