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외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우크라이나 밀 15만t을 구입해 저소득 국가에 지원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에서 흑해를 이용한 곡물 수출이 재개되며 이 같은 계약이 성사됐다. 계약 규모는 6800만달러(약 890억원) 이상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엔 전세 화물선 브레이브 커맨더호(號)는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 남부 피브데니항에서 초도 물량 밀 2만3000t을 싣고 출항했다.
해당 화물선은 이스탄불 공동조정센터(JCC)를 거쳐 아프리카 지부티에 정박, 적재된 밀을 하역할 예정이다. 해당 밀은 지부티에서 육로를 통해 에티오피아에 공급되게 된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번에 지원하는 밀은 4년 간 가뭄으로 수백 만 명이 극심한 기아에 시달린 에티오피아의 식량난 해소에 우선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맨사 파워 USAID 처장은 “이 추가 밀은 심각한 기아와 영양실조에 직면한 국가들의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데 사용될 것”이라며 “푸틴의 잔혹한 전쟁으로 인한 세계적 재앙으로부터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데이비드 비즐리 WFP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세계 식량난 해소를 멈추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곡물 운반용 화물선이 필요하다”면서 “우크라이나 곡물이 세계 시장에 다시 유입되면 식량 위기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올해 WFP에 올해 48억 달러(약 6조2817억원)를 지원했다. 이는 그 어느 해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앞서 지난달 22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 속에 흑해 항로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와 안전 보장에 합의했다.
유엔에 따르면 지금까지 21척의 선박이 오데사 안팎의 우크라이나 항구 3곳(오데사·피브데니·초르노모르스크항)을 떠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옥수수·밀·콩·해바라기씨유·해바라기 가루 등 총 56만3317t을 운반할 수 있는 양이다.
전쟁 전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의 약 10%를 수출했다. 연간 4000만t에 해당하는 곡물을 수출했다. 주로 식량 위기가 심각한 중동·아프리카·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핵심 공급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러시아의 침공 이후 흑해가 봉쇄 돼 2000만t의 곡물이 항구에 갇혀 있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오는 18일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를 방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회담을 마친 후 오데사항을 방문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현황도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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