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다리아 두기나의 차량폭발 ‘살해’에 대한 보복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들은 러시아 정보기관의 우크라 배후 지목을 ‘수준낮은 허구 창작’이라며 조롱했다.
러시아 극단 국수주의(‘유라시안니즘’) 이념가인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이자 스스로도 국수주의 활동가인 두기나(29)는 20일(토) 국수주의자 축제를 마치고 모스크바로 귀가하던 중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던 차량 폭발로 사망했다.
러시아 정보 및 수사기관 연방안보원(FSB)은 22일 두기아 살해를 우크라 스파이기관이 기획 조직했다고 주장하고 실제 범행 하수인으로 한 명의 우크라 여성(43)을 이름과 함께 특정 발표했다. 범인은 직후 에스토니아로 사라졌다는 것이다.
사건 직후부터 배후는 물론 연루 가능성을 강력하게 부인하던 우크라는 러시아 정보기관 발표에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이고 있다’고 대꾸했다. 올렉세이 다닐로프 국가안보방위위원회 사무처장은 “우리는 이런 식으로 일 하지 않는다”고 조롱 투로 맞받았다.
다닐로프는 우크라가 두기나 차량폭발 살해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거듭 확언하고 “우리 앞에는 우리 소년소녀들을 위해 해야만 하는 중대한 일이 쌓여 있다”고 말한 뒤 나아가 대놓고 “러시아 FSB가 했고 그러고 나서 지금은 우리 정부 요원들이 했다고 슬쩍 흘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통령 선임 보좌관인 미크하일로 포돌리아크는러시아의 “프로파갠더(선전)는 허구의 세계에 살고 있다”고 꼬집었다. 우크라 정부 입장을 곧잘 대변해온 포돌리아크는 두기아 차량폭발은 러시아 정보 및 수사 특별기관 사이의 암투 일부라고까지 말했다.
러시아의 대확장, ‘뉴 러시아(노보로시야)’를 주창해 블라디미르 푸틴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두기나의 부친 알렉산드르 두긴(60)는 23일 애도식에서 사망한 딸을 “운명적인 본업의 길에 막 들어서던 혜성‘이라고 찬양했다.
러시아의 적들에 의해 딸이 자신이 보는 앞에서 무참히 살해되었다고 말한 두긴은 ”우크라이나를 꼭 이겨야한다“는 말로 애도사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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