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란의 파티’ 영상으로 물의를 빚고 사과한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37)가 이번엔 관저에서 친구들이 찍은 부적절한 사진이 공개돼 고개를 숙였다.
23일(현지시간) 가디언, 뉴욕포스트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마린 총리는 이날 친구들이 관저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에 대해 사과했다.
핀란드 언론이 보도한 사진에는 두 여성이 상의를 거의 벗은 채 ‘핀란드’라고 적힌 명패로 가슴 부분을 가리고 서로 키스하는 모습이 담겼다. 다만 해당 사진에 마린 총리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는다.
마린 총리는 지난달 음악 페스티벌에 참석한 후 친구들을 관저로 불러 수영과 사우나를 즐겼고, 사진도 이때 찍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사진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진은 찍지 말았어야 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그는 “사진은 손님이 이용할 수 있는 아래층 화장실에서 찍은 것”이라며 친구들은 화장실을 제외한 관저를 이용하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마린 총리는 지난 17일 자국 정치인 및 연예인 등 유명 인사 20여 명과 함께 하우스 파티를 벌이면서 술을 마시고 격정적으로 춤을 추는 영상이 유포돼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파티 참석자들이 마약으로 추정되는 단어를 외쳤다는 주장이 제기돼 마약 복용 의혹까지 나왔다. 마린 총리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마약 검사를 받았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
2019년 34세 나이로 총리가 된 마린 총리는 지난해 12월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외무부 장관과 밀접접촉을 했음에도 새벽까지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한편 마린 총리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부 핀란드 여성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SolidaritywithSana(산나와 연대를)’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클럽에서 춤추는 자신의 영상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마린 총리가 퇴근 후 개인 시간에 유흥을 즐겼음에도 단지 여성 정치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질 논란에 휩싸였다며 업무 시간 외에 일어난 사생활 문제로 비판받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포브스 역시 음주와 관련해 여성 정치인에게 이중 잣대가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성들이 술을 마시는 것은 허용되지만 아직까지 여성의 음주는 전통적인 규범을 깨는 것으로 간주돼 사회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과 남성 모두 노출이 심한 여성일수록 신뢰가 가지 않고 덜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컸다”며 마린 총리가 자질 논란에 휩싸인 것도 이같은 편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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