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 시간) 피터 자트코 전 트위터 보안책임자는 “트위터가 보안에 취약할 뿐 아니라 매출을 위해 중국 러시아 정권의 검열 시도에 눈을 감았다”며 이렇게 내부 고발했다.
이날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CNN방송은 자트코가 이 같은 내용을 200쪽 분량에 담아 의회와 증권거래위원회(SEC) 법무부 연방거래위원회(FTC) 등에 제출한 내부 고발 문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이 ‘자트코 문서’에 따르면 파라그 아그라왈 현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몇 달 전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에 동조하는 듯한 제안을 러시아 측에 했다. 러시아 정부가 트위터에 대해 광범위한 검열과 감시를 가능하도록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자트코 문서는 주장했다. 아그라왈 CEO의 구체적 제안 내용은 상원 정보위원회에 전달된 문서에만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CNN은 “지난여름 러시아 정부는 테크 플랫폼 기업이 러시아 현지 사무소를 두지 않으면 광고 수익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했다”며 “서방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미국 테크 기업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영향력을 높이는 방안이 될 것으로 봤다”고 전했다.
자트코 문서는 트위터가 이름을 알 수 없는 중국 기업들로부터 끊임없이 자금을 조달했고 이 기업들은 트위터 사용자 정보에 언제든지 접근할 수 있다고 했다. 자트코는 “트위터 고위 임원들은 이 돈을 받는 것이 중국 트위터 사용자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너무 의존한 나머지 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문서는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 스파이가 트위터에서 일하며 정보를 팔고 있다고도 폭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달 초 트위터 직원이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정권에 비판적인 사용자 개인 정보를 사우디 정부에 넘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자트코는 또 트위터가 미 규제 당국에 가짜 계정 및 보안 정책의 허점을 숨기고 거짓으로 일관했다고도 주장했다.
전설적인 해커 출신으로 사이버 보안 업계에서 ‘머지(Mudge)’로 불리는 자트코는 2020년 트위터 창업자 잭 도어시가 영입했다가 올 초 해고됐다.
이날 트위터 대변인은 “자트코는 비효율적인 리더십과 부족한 성과 때문에 해고됐다”며 “이번 폭로의 기회주의적 타이밍은 트위터에 손해를 끼치기 위해 고안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 가짜계정 문제를 이유로 440억 달러(59조 원) 규모 트위터 인수 계약을 파기해 양측이 법적 다툼을 벌이는 와중에 나온 폭로로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의미다.
트위터의 반박에도 자트코 폭로는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 마코 루비오 공화당 의원은 CNN에 “트위터는 검열에서 보안까지 끊임없이 나쁜 결정을 해왔다”며 “내부 고발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트위터 주가는 7.32% 하락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