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사고’ 11년만…日 원전 신설 검토, 연말 결론

  • 뉴시스
  • 입력 2022년 8월 24일 17시 09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원자력발전소 활용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제는 방침을 전환해 새로운 원전 건설까지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11년 만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 아사히 신문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열린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 실행회의를 마무리하며 “새로운 메커니즘을 담은 차세대 혁신로(革新?) 개발·건설”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차세대형 혁신로의 개발·건설 등 정치 판단 필요 항목이 나타났다. 모든 방안에 대해 연말에 구체적인 결론을 낼 수 있도록 검토를 가속화 해 달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앞서 지난 7월 1차 GX 실행회의에서 전력·가스 안정 공급을 위해 “원전 재가동과 앞으로의 전개 방안 등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정치 결단이 요구되는 항목을 명확히 제시해 달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에는 새로운 원전을 증설할 정치 판단을 결단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일본 정부는 그간 원전의 “신설·재건축은 상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이후 역대 정권들이 원전 의존도를 줄이는 정책을 내걸어왔기 때문이다.

기존 일본 원자로 등 규제법은 원전의 수명을 제한하고 폐로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증설이나 재건축하지 않을 경우 원전은 없어지게 된다.

새로운 원전을 건설한다는 정부 방침이 최종 결정 나면 앞으로도 장기간 원전에 의존하게 된다는 의미라고 아사히는 분석했다.

아울러 전력 확보를 위해 2023년 여름 이후 원전 17기 재가동을 목표로 할 방침도 밝혔다. 재가동한 적 있는 10기에 더해 추가적으로 7기 재가동을 추진한다.

그는 “재가동을 위해 국가가 전면에 서서 모든 대응을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전의 수명 연장 검토 방침도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안전성의 확보를 큰 전제로, (원전) 운전 기한 연장 등 기존 원전의 최대한 활용”을 언급했다.

일본 원자로 등 규제법은 원전의 수명을 원칙적으로 40년, 최대 60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60년 운전을 마친 원전은 폐로된다.

일본 정부는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안전 심사에 걸리는 시간을 여기서 제외해 60년을 계산하는 등 실질적으로 운전 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한다.

2020년 기준 일본 국내 에너지 발전량 가운데 원전 비율은 4%까지 떨어졌다. 일본 정부는 2030년도까지 20~22%로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이다.

홋카이도(北海道) 전력의 도마리(泊) 원전 13호기는 심사에서 운전까지에만 10년이 걸렸다. 앞으로는 이 같은 경우 심사 10년은 60년 운전기간에서 빼겠다는 계산이다.

사실상 운전 기간이 60년 이상으로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기시다 총리는 “모든 방안에 대해 연말에 구체적인 결론을 낼 수 있도록 여당과 전문가의 의견을 감안해 검토를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올 겨울 뿐만 아니라 앞으로 수년 간을 내다보고 모든 정책을 총 동원해 예측하지 못한 사태에 대비하고,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확보와 관련해서는 사업자 간 융통하는 창구 창설, 아시아에서의 대응 강화책에 조속히 착수하도록 지시했다. “긴급시 대응할 수 있는 창구를 검토하고, 조기에 결론을 내달라”고 주문했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계기로 가동 중이던 원전 54기에 대해 전면 가동 중단 조치를 내렸다.

사고 후 현재 규제위원회 심사를 거쳐 현지 지방자치단체 수장이 재가동에 동의한 원자로는 14기다. 이 가운데 안전 심사 등을 거쳐 가동 승인이 떨어진 원전은 10기에 그친다.

10기는 일단 재가동 하긴 했으나 이 가운데서도 정기 검사 등으로 일부 원전이 가동을 하지 않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현재 실제로 가동 중인 원전은 6기에 불과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난방 수요가 높은 겨울을 앞두고 가동 원전을 9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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