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부동산 시장의 둔화 위험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달 미국의 집값이 2011년 1월 이후 11년 만에 가장 많이 떨어졌다고 24일(현지 시간) CNBC 등이 보도했다.
미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분석기업 ‘블랙나이트’는 미국의 7월 주택가격이 한 달 전보다 0.77% 떨어져 낙폭이 1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미 50개 주 중 인구가 가장 많고 주택 거래 또한 활발한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주요 도시가 집값 하락을 주도했다. 새너제이(―10%), 샌프란시스코(―7.4%), 샌디에이고(―5.6%), 로스앤젤레스(―4.3%)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에서는 9월 개학을 앞둔 여름철에 이사 수요가 많아 집값 또한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거듭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모기지 금리 또한 대폭 상승해 주택 구매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랙나이트는 미국인의 주택 구입 능력 또한 30년 만에 가장 낮아졌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집을 사려는 사람이 통상 전체 집값의 20%를 계약금으로 내고 나머지 80%를 30년 고정금리 모기지로 대출받는다. 현재 이런 식으로 집을 사려면 중위 가계소득의 32.7%를 지불해야 한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보다 1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앤디 월든 블랙나이트 부사장은 “7월 수치는 시장이 중요한 변곡점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추가 하락 조짐이 보인다고 진단했다.
대출 금리가 급등하면서 자금난에 처한 일부 소형 모기지업체의 파산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비슷한 부동산시장 붕괴가 올지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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