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시 차플리네서 최소 25명 숨져
젤렌스키, 안보리 연설서 러 규탄
“침략자 쫓아낼것… 핵 위협 거둬라”
美-英 “우크라에 추가 군사 지원”
1991년 러시아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의 독립기념일이자 러시아 침공 6개월째인 2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겨냥해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의 소도시 차플리네 로켓을 연달아 발사했다. 이로 인해 최소 25명이 숨지고 50명이 부상을 입는 등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자신들이 점령 중인 동부 거점 도네츠크에서 145km 떨어진 차플리네의 주택가와 이곳 기차역에 정차해 있던 객차 등에 두 차례 로켓을 발사했다. 첫 번째 로켓은 주택을 가격해 집 안에 있던 11세 소년이 숨졌다. 두 번째 로켓은 기차역으로 날아와 정차 중이던 열차를 타격했고 객차 5량이 불타 21명이 숨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차플리네는 우리의 고통”이라며 “침략자를 반드시 쫓아내 자유로운 우크라이나에 ‘악의 흔적’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규탄했다. 이날 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화상 연설은 러시아의 거센 반대로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대사는 대면 연설을 주장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영상 연설을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보리 상임 이사국 15개국이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13개국이 찬성해 연설을 할 수 있었다. 러시아는 반대했고 중국은 기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최근 남동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공격을 가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러시아가 세계를 방사능 참사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핵 위협을 거두고 원전에서 완전히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각국의 지지도 이어졌다. 다음 달 퇴임을 앞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침공 후 세 번째로 찾았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키이우 거리를 활보한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성공하면 세계 모든 독재국가에 ‘무력으로 국경을 바꿀 수 있다’는 청신호가 될 것”이라며 무인기, 탄약, 군수품 등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무인기 요격체계, 레이더 등 29억8000만 달러(약 4조 원)의 추가 군사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파크, 이탈리아 밀라노의 두오모 광장 등에서도 시민들이 일제히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었다. 영국 런던 템스강의 대관람차 ‘런던 아이’ 등도 파란색과 노란색 조명을 활용해 이 국기를 형상화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는 키이우 성소피아 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해 숨진 군인들을 추모하며 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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