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 국제 시찰단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안전관리 상태 등을 점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출발했다고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29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트위터에 시찰단 13명과 함께 IAEA 로고가 새겨진 모자와 조끼를 입고 포즈를 취한 사진을 공개하며 “그날이 왔다. IAEA의 자포리자 지원·보조 임무가 이제 시작됐다”며 “대표단은 이번 주 자포리자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5일 러시아가 장악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인근에서 화재로 전력망이 일시적으로 끊겨 대형 방사능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러시아를 규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연설에서 “만약 디젤 발전기가 켜지지 않았거나 직원들이 정전 후 대처하지 않았으면 우리는 이미 방사능 사고의 결과를 해결해야 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방사능 재앙에 직면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난하며 “중요한 점은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에서 즉시 철수하도록 할 국제적 압박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 운영사 에네르고아톰은 텔레그램을 통해 “침략자들(러시아)이 전력망에서 자포리자 원전을 완전히 분리시켰다. 이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자포리자 원전 공급용으로 설계된 750킬로볼트의 일반 송전선로가 4개 있었지만 이중 3개는 전쟁 초기에 손상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마지막 남은 하나의 송전선이 25일 최소 두 번 끊겼지만 추후 복구됐다고 IAEA 측에 보고했다.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크림반도 등 러시아가 점거한 지역으로 보내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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