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무인항공기(드론)을 이용해 대만을 압박하는 것을 넘어 일본 해상까지 넘나들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대만은 자국 영토에 침입한 중국 드론을 향해 처음으로 실탄을 발사했다. 일본은 중국 드론에 대응하기 위해 자위대 전투기를 출격시켰다.
대만군 진먼사령부는 지난달 30일 오후 5시 59분 진먼다오(金門島) 부속섬인 얼단다오(二膽島) 해상 통제구역 상공에 중국 민간용으로 추정되는 드론 1대가 진입했으며 실탄 사격을 가해 쫓아냈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 드론이 진먼다오 일대에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대만군이 실탄을 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만 영토인 진먼다오는 대만 본섬에서는 180㎞ 정도 떨어져 있다. 중국 본토와는 10여㎞ 거리로 가깝다. 진먼다오의 부속섬인 얼단, 다단(大膽), 스위(獅嶼) 등은 중국 본토와 더 가까워 5㎞ 이내다. 이 때문에 이동 거리가 군사용보다 짧은 중국의 민간 드론도 진먼다오 일대에 자주 출몰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에는 대만 해상에 출몰한 중국 민간 드론들이 얼단다오 등을 촬영해 공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대만 군인들이 드론을 향해 돌을 던지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이를 두고 중국 누리꾼들은 “석기시대냐”고 조롱했다. 대만에서도 “군의 직무태만”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부실 대응 논란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군에 “강력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중국 드론은 일본에도 등장했다. 대만 쯔유시보는 일본 방위성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오키나와와 미야코지마섬 사이 해상에 중국군 공격용 드론이 나타났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이 드론은 일본이 즉시 자위대 전투기를 출격시키며 대응에 나서자 오키나와 근처 해상을 지나 중국 본토 방향으로 돌아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