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사일 교란하라”… 美日, 中대양진출 길목서 전자戰 훈련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1일 03시 00분


[훈련 현장 해외매체 유일 르포]
지정학적 요충지 아마미오시마서… 中 함선-전투기 상정 전자파 발사
미사일-사이버 ‘다영역특임단’ 참가… 中견제 위해 美-獨 이어 日배치 검토
美, 우크라에 제공 포병로켓도 공개

31일 일본 가고시마현의 아마미 육상자위대 주둔지에서 미 육군과 일본 자위대가 공동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고속기동 포병로켓 체계 ‘하이마스’(오른쪽)가 전개됐다.  아마미오시마=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31일 일본 가고시마현의 아마미 육상자위대 주둔지에서 미 육군과 일본 자위대가 공동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고속기동 포병로켓 체계 ‘하이마스’(오른쪽)가 전개됐다. 아마미오시마=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31일 일본 가고시마현 아마미오시마(奄美大島)를 찾았다. 일본 최대 주일미군 기지가 있는 오키나와와 본토 남단 규슈의 중간인 이곳은 중국의 대양 진출 길목과도 맞닿아 있어 일본과 중국 모두에 지정학적 요충지로 꼽힌다. 일본은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2019년 이곳에 미사일 운용 부대 ‘아마미 주둔지’를 설치했다. 이 외에도 섬 곳곳에 미사일 기지, 자위대 새 부대를 속속 배치하고 있다.

이날 ‘아마미 주둔지’에서는 육상자위대와 미국 육군이 사상 최초로 공동 전자전(電子戰) 부대 훈련을 실시했다. 미일 정례 훈련 ‘오리엔탈 실드’의 일환인 이 훈련은 상대 공격을 무력화하기 위해 적(敵)의 통신 기기 및 레이더에서 발사되는 전파를 방해하고 로켓포로 함정을 공격하는 상황을 상정했다. 동아일보는 해외 언론 중 유일하게 이 훈련 현장을 취재했다.
○ 中 겨냥한 미일 첫 전자전 훈련
이날 자위대는 보안을 이유로 전자전 훈련에 관한 촬영 및 녹음을 금지했다. 시설 내 모니터 등도 일제히 꺼놓은 채 훈련 참가자들이 함께 있는 모습만 공개했다.

주둔지에 들어서자 국방색으로 칠해진 트럭 모양의 군용차가 보였다. 전자전 무기 장치 중 하나인 자위대 ‘전자전장치 IV형’이다. 자위대 관계자는 “차량 1대에 통신 및 레이더 장비가 설치돼 상대의 전파 수집 및 방해전파 발사가 가능하다”며 지난해 3월 처음 도입한 초고주파 전자전 장비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서부 지역 방위를 책임지는 구마모토현 겐쿤 주둔지에 지난해 전자전 부대를 창설했고, 이후 ‘아마미 주둔지’를 전자전 요충지로 활용할 태세를 갖췄다. 유사시 일본에 접근하는 중국 함선 및 전투기에 전자파를 발사해 레이더 활동, 미사일 발사, 무인기 비행 등을 방해하겠다는 구상이다.


주둔지 내 훈련 시설에서는 미군 및 자위대 20여 명이 함께 전자전 훈련에 참가하고 있었다. 자위대 측은 “겐쿤 전자전 부대의 명령을 받아 방위에 나서는 훈련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날 미사일, 전자, 사이버 분야를 통합적으로 다루는 ‘다영역특임단(MDTF)’의 전자전 부대를 처음으로 ‘아마미 주둔지’에 전개했다. 현재 미 서부 워싱턴주, 독일 등에 배치돼 있는 태스크포스(TF)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해 다영역특임단을 일본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케모토 료지 육상자위대 총감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난세이 제도 등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군사 활동으로 지역 정세가 갈수록 엄중해지고 있다. 미일 양국이 연계해 지역 안정화에 공헌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엘 바월 주일미군 육군사령관도 “훈련을 통해 양국 간 인적 연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우크라에 지원한 포병로켓체계도 전개
미군은 이날 고속기동 포병로켓체계 ‘하이마스(HIMARS)’도 공개했다. 80km 떨어진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정밀 무기로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해 널리 알려졌다.

하이마스는 과거 오키나와 주일미군 기지에 들어온 적이 있지만 ‘아마미 주둔지’에 전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영역특임단의 일부로 미 워싱턴주에서 일본 요코타 기지를 거쳐 미군 수송기를 통해 이곳까지 들여왔다. 적 함정이 접근했을 때 자위대 지대함 유도탄과 함께 공동 대응에 나서기 위한 목적이다.

자위대는 ‘12식 지대함 유도탄(SSM)’을 선보이며 공동 훈련에 임했다. 일본이 적기지 공격 능력(반격 능력)을 염두에 두고 적의 사정권 밖에서 상대를 공격하는 ‘스탠드오프 미사일’을 도입할 때 이 지대함 유도탄을 개량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미사일#미국#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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