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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푸틴 불참 속 고르바초프 장례식 거행…수천명 추모 인파
뉴시스
업데이트
2022-09-03 22:08
2022년 9월 3일 22시 08분
입력
2022-09-03 22:07
2022년 9월 3일 22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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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종식과 소련 붕괴라는 엇갈린 평가를 받아온 최후의 소련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거행됐다.
AP통신, 타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이날 오전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 중심부 건물인 ‘하우스 오브 유니언’의 필라홀에서 엄수됐다.
필라홀은 소련을 건국한 블라디미르 레닌을 비롯해 이오시프 스탈린,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등 역대 소련 서기장들의 국장(國葬)에서 시신이 마지막으로 대중에 공개된 유서 깊은 곳이다.
이날 장례식에는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딸 이리나 비르간스카야, 손녀 크세니아 비르간스카야·아나스타샤 비르간스카야 등 유가족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켰다.
수천 명의 모스크바 시민들은 장례식 시작 전부터 장례식장 주변에 길게 줄을 서며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오후까지 이어질 장례식 후에 노보데비치 공동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이 묘지에는 1999년 백혈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 라이사 고르바체바 여사가 안장돼 있다.
이날 장례식에는 러시아 측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세르게이 스테파신 전 러시아 총리 등이 참석했다. 친러시아 행보를 보여왔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도 직접 참석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서거에 조의를 표하면서 “세계 역사 속에 영향력 있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고 타스통신은 보도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일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모스크바 중앙임상병원을 찾아 미리 개인적으로 조문했다. 이후 칼리닌그라드 행사 참석 등 외부 일정을 이유로 장례식 참석을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푸틴 대통령은 별도 성명을 통해 “복잡하고 극적인 변화의 시기에, 외교 정책과 경제적, 사회적 대규모 도전의 시기에 국가를 이끌었다”며 “세계사에 거대한 영향을 미친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AP통신에 푸틴 대통령의 장례식 불참 사유에 관해 국제 전화 회의와 다음 주 극동지역에서 예정된 비즈니스 포럼 준비 등 일정으로 참석 않는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국장(國葬)인지 여부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국장의 요소가 일부 포함될 것”이라고만 전했다.
이는 공산당에서 축출됐던 니키타 흐루시초프 전 공산당 서기장을 제외하고 역대 소련 지도자들 장례식이 국장으로 치러진 것과 달리 이례적이다.
CNN은 앞서 러시아 지도자 장례식에 국장 지위가 부여되지 않은 것은 1971년 흐루시초프 서기장 장례가 마지막이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지도자의 가장 최근 장례였던 2007년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서거 당시 푸틴 대통령은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고 국가 애도일을 선포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자신의 전 경호원이자 친구였던 예브게니 지니체프 비상사태부 장관의 장례식에 직접 참석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푸틴 대통령의 불참은 고르바초프의 유산과 거리를 두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소련의 마지막 공산당 서기장이었던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냉전을 종식한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내부적으로는 글라스노스트(개방)·페레스트로이카(개혁) 정책을 이끌었다.
하지만 러시아 내부에서는 소련의 몰락을 초래한 배신자라는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에 의한 소련 해체를 “20세기 최대의 지정학적 재앙”이라며 냉전 종식의 유산을 부정해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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