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 초기 빼앗긴 우크라이나 남동부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탈환 작전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전략 요충지인 헤르손에서도 탈환을 돕는 주민들의 저항이 이어지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헤르손 주민들은 최근 도시 주변에서 미사일 공격과 폭발음이 들리는 등 우크라이나군의 ‘총공세’가 이어지면서 러시아군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공격이 심각해질수록 정전(停電)도 잦아졌고, 인터넷 연결도 극히 어려워졌다. 한 40대 주민은 “이곳 주민들은 전선에서 벌어지는 일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군의 탈환과 도시의 해방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도시 내부에서도 주민들을 중심으로 러시아군에 대한 저항이 거세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달 28일에는 러시아가 임명한 한 헤르손 농업 담당 고위 관료가 애인과 함께 살해당했다. 친(親)러시아 키릴 스트레모우소우 헤르손주 부지사 역시 우크라이나 반격 하루 만에 러시아로 도주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다만 위기감을 느낀 러시아군의 감시 경계를 강화하면서 주민들은 이전보다 삼엄한 분위기 속에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 지역 상인은 “우리는 의견조차 말할 수 없는 상태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다른 주민은 “러시아 점령 이후 거리 곳곳에 보드카 가판대가 늘어났다”라며 “정부라 칭하는 자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주민들이 술에 취해 사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헤르손은 친러시아 반군 지역인 돈바스와 크름반도를 잇는 길목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침공 초기인 올 3월 우크라이나 도시 중 최초로 함락됐으며 이후 현재까지 러시아에 의해 점령된 유일한 주도(主都)다. 앞서 러시아는 이 지역을 2014년 크름반도 강제병합처럼 주민투표를 통해 공식 병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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