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자들이 폴란드에서 17세기에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을 발견했다. 유골에는 ‘부활’을 막는 조치들이 취해진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3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니콜라스 코페르니쿠스 대학의 다리우스 폴린스키 교수 연구팀은 폴란드의 한 발굴지에서 조금 특별한 유골을 발굴했다. 실크 모자를 쓴 유골의 목 위쪽에는 낫이 가로놓여 있었고, 엄지발가락이 꽁꽁 싸매져 있었다.
폴린스키 교수는 시신이 다름 아닌 ‘뱀파이어’로 부활하는 것을 막고자 이러한 조치를 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낫은 뱀파이어가 일어날 때 자동으로 목을 칠 수 있도록 놓인 것이며, 발가락을 싸맨 것은 ‘삶의 마지막’과 ‘부활 방지’를 상징하는 것으로 추측했다.
11세기 동유럽 시민들은 시신이 무덤에서 부활해 사람의 피를 빨고 질병을 퍼트린다고 믿었다. 뱀파이어의 기원이 된 이 미신으로 인해 시작된 반(反)-뱀파이어 매장 방식은 주로 머리나 다리를 잘라내거나, 시신을 불에 태우거나, 돌로 머리를 내리치고 입에 재갈을 물리는 방법 등이 사용됐으며, 약 17세기까지 지속됐다.
연구팀은 실크 모자를 쓴 것으로 보아 이 유골의 생전 사회적 지위가 높은 축에 속했으며, 덕분에 비교적 온건한 상태로 묻힐 수 있었을 것이라 말했다. 발견된 유골에서 별다른 외상의 징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런 식으로 매장된 ‘뱀파이어 유골’이 이번에 처음 발견된 것은 아니다. 지난 2015년에는 목과 고관절 부근에 낫이 가로놓인 유골이 다수 발견됐다.
당시 유골을 발굴한 고고학자는 낫이 놓인 것에 부활을 막기 위한 것도 있지만, 죽은 자를 외부의 악으로부터 보호하려는 목적도 있었으리라 추측했다. 유럽 민간 신앙에 의하면 낫은 악령과 흑마법으로부터 몸을 보호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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