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채의 덫 비판에 해외투자 축소
중동 맹주 사우디엔 역대 최다 투자
“사우디, 美와 갈등… 틈새 적극 공략”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핵심 경제정책이자 경제영토 확장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의 해외 투자 금액을 줄이고 있다. 제로(0) 코로나 정책, 전력난, 부동산 둔화 등으로 저개발국에 ‘차이나머니’를 살포할 여력이 예전만 못하고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저개발국을 경제식민지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 또한 거세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는 역대 최대 규모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인권 탄압, 원유 증산 등을 놓고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에 놓인 사이 중국이 사우디와의 밀착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5일 대만 쯔유시보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해외에 투자하거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한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8% 감소했다. 특히 그동안 110억 달러(약 15조 원)의 막대한 돈을 빌려주며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던 스리랑카에 대한 상반기 투자 금액은 ‘0’이었다.
스리랑카는 물론 일대일로의 최대 협력국으로 꼽히는 파키스탄 또한 내심 대중 부채 탕감을 압박하고 있는 것도 중국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남부 과다르항과 중국 신장위구르를 잇는 620억 달러(약 84조 원)의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사업(CPEC)’을 진행했지만 사업 속도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대중 부채가 급증하자 노골적으로 탕감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는 국가가 사우디다. 중국은 상반기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서만 사우디에 총 55억 달러(약 7조3400억 원)를 투자했다. 이 중 대부분인 46억 달러(약 6조3000억 원)는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분야 협력에 쓰인다. 2020년 1월 미얀마 방문 후 2년 반 넘게 해외 방문을 하지 않고 있는 시 주석이 다음 달 16일 제20차 중국공산당 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한 후 첫 해외 방문지로 사우디를 선택할 것이라는 보도도 끊이지 않는다. 쯔유시보는 중국이 사우디와 미국의 벌어진 틈을 적극적으로 파고들고 있다며 “미중 갈등이 심화할수록 중국과 사우디 관계가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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