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반도체 매출 35% 中서 나와… 中견제-기업경쟁력 균형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6일 03시 00분


뉴퍼 美반도체산업협회장 인터뷰
“中시장 잃으면 R&D투자도 줄어
‘칩4’ 4개국 협력할 영역 있어”

“미국 반도체기업 매출의 35%는 중국에서 옵니다. 중국 같은 거대 시장을 잃으면 그만큼 연구개발(R&D)에 투자할 돈도 줄어들죠. (미국 정부가) 섬세한 정책적 균형이 필요합니다.”

존 뉴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회장(사진)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에 있는 SIA 사무실에서 본보 등 한국 언론과 만나 “각국 정부가 중국 견제와 기업 경쟁력 확보 사이의 균형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반도체 산업에 527억 달러를 지원하는 ‘반도체육성법’에 최근 서명했다. 다만 미 정부 지원을 받는 반도체 기업은 향후 10년간 중국에 신규 투자를 할 수 없다. 이런 내용을 담은 이른바 ‘가드레일 조항’이 담겨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중국에 공장이 있는 반도체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진 상태다.

뉴퍼 회장은 “미국 반도체 기업은 5달러를 벌면 1달러는 R&D에 재투자를 해왔는데 매출이 줄어들면 그만큼 재투자 여력이 떨어진다”며 “(중국 시장을 잃으면) 혁신의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미중 갈등 속 중국에 대한 견제도 안보에 중요한 문제니 “서울, 일본 도쿄, 미국 워싱턴,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 정책 입안자들은 중국 정책에서 ‘균형’을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가드레일 조항은) 미 의회가 첨단산업에서 중국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정치적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무부 등이 만들고 있는 시행지침이 삼성과 SK하이닉스에 유연하게 적용되길 기대한다. 우리는 여기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뉴퍼 회장은 최근 미국의 제조업 독식 우려와 관련해 “미국이 전 세계에 있는 모든 반도체 생산 공장을 불러들이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은 자국 반도체 제조업이 서서히 침식되도록 내버려뒀다. 이제 다시 균형을 맞추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한국, 일본, 대만 등이 참여하는 ‘칩4’에 대해 긍정적이라며 “4개국은 반도체 공급망, 보조금, 지식재산권, 인재 교류 등의 측면에서 협력할 영역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나타난 반도체 경기 하강 우려와 관련해서도 단기적 우려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을 확신한다며 “올해 5600억 달러 규모 반도체 시장이 1조 달러가량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반도체#매출#기업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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