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194일…러 포격에 자포리자 원전 전력 끊겨

  • 뉴시스
  • 입력 2022년 9월 6일 05시 52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94일째인 5일(현지시간)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위한 송전선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인한 화재로 끊기면서 핵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전이 이어지고 있는 남부 헤르손주에서는 러시아가 합병 주민투표 계획을 일시 중단했다.

AP통신, 타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인한 화재로 자포리자 원전의 마지막 송전선로가 끊겼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마지막 송전선이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차단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IAEA는 “송전선 자체는 손상되지 않았으며 화재가 진압되면 다시 연결될 것”이라며 “원전에 유일하게 남은 가동용 원자로가 발전소의 안전 및 기타 기능에 필요한 전력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부터 계속된 원전 주변 폭격으로 인해 원전의 송전선 4개 중 우크라이나 전력망과 연결됐던 3개의 송전선이 손상됐다. 마지막 1개 송전선으로 원전 가동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받아 왔다.

원전 운영사 에네르고아톰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군이 경고에도 불구하고 최근 며칠 동안 자포리자 주변 지역에 대한 집중적인 포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3월 초부터 자포리자 원전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포격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고 있다. 현재 이 원전은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직원들이 계속해서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을 이용해 원전 지역을 겨냥했다고 주장했으며, 러시아군은 이를 격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원전 인접 도시인 에네르호다르를 밤사이 두 차례 포격했다고 말했다.

헤르만 할루셴코 우크라이나 에너지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발전소 주변에서 벌어진 전투로 손상된 송전선 복구가 불가능해 세계가 다시 핵재앙의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여러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최소 4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동부 슬로비안스크에서 적십자 사무소 건물이 일주일 사이 두 번 공격을 받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도네츠크 지역에 있는 세 곳의 정착촌을 해방시켰다고 했지만 구제척인 정착지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점령지의 자국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를 안보상 이유로 일시 중단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헤르손주 행정부 부수반 키릴 스트레모우소프는 “러시아 가입을 묻는 주민투표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안보상의 고려로 인해 중단됐다”며 “사람들을 먹이고 안전을 보장하는 우리의 핵심 임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러시아 가입 국민투표 참여를 위해 징역 12년과 재산 몰수를 위협한 것도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헤르손주는 해방된 영토이며 그의 협박은 무의미한 외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대부분 점령한 헤르손주에서는 석 달 전부터 러시아 연방 편입의 주민투표 실시 계획이 알려졌다. 하지만 투표 실시는 계속 미뤄져 왔으며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군의 헤르손주 탈환 작전이 활기를 띄면서 잠잠해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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