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는 6일 일본 본토의 최남단 규슈지방 북부를 폭풍으로 휩쓸고 대한해협(쓰시마 해협)을 통과했다. 태풍이 지나가면서 강풍으로 인해 2명이 사망한데다, 항공기·열차 운행 중단, 정전, 침수 등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일본 공영 NHK 방송과 요미우리 신문, 마이니치 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한국 남동부에 상륙한 힌남노는 오전 6시 규슈 북부에 가장 근접, 오전 7시에는 나가사키현 쓰시마시 북쪽 130㎞를 시속 45㎞의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
태풍의 중심 기압은 965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은 35㎧, 최대 순간풍속은 50㎧로, 태풍 중심부의 동쪽 220㎞ 이내와 서쪽 165㎞ 이내에서는 풍속 25㎧ 이상의 폭풍이 불고 있다.
태풍이 규슈에 가장 근접해 나가사키현의 쓰시마와 야마구치현의 일부 지역이 폭풍 영역에 들어가 있는 것 외에 서일본의 넓은 범위가 강풍 영역에 들어가 각지에서 바람이 강해지고 있다.
나가사키현 쓰시마시 이쿠하라에서는 오전 5시 전에 40.4㎧, 후쿠오카시에서는 오전 4시 반 넘어 33.2㎧, 야마구치현 하기시 수사에서는 오전 5시 반 무렵에 27.1㎧의 최대 순간 풍속이 관측됐다.
또한 오전 7시까지 1시간 동안 도쿠시마현이 가미쇼우쵸에 설치한 강우량계에서 33㎜의 거센 비가 관측됐다.
규슈 북부와 야마구치현에서는 앞으로 몇 시간 동안 맹렬한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이며, 서일본에서는 이날 저녁까지 매우 강한 바람이 불 전망이다. 태풍은 이후 한동안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북상하다가 점차 세력을 약화시키면서 속도를 높여 일본해를 나아가 6일 밤에는 온대저기압으로 바뀔 전망이다.
6일 최대 풍속은 규슈 북부 35㎧, 야마구치현 30㎧, 시코쿠·홋카이도 25㎧, 호쿠리쿠 23㎧, 규슈 남부·긴키 20㎧이며, 최대 순간풍속은 규슈 북부 50㎧, 야마구치현 45㎧, 시코쿠·주고쿠 지방·호쿠리쿠·홋카이도에서 35㎧로 예상된다.
태풍이나 이후 변하는 온대저기압의 영향으로 6일 내내 전국적으로 파도가 높고, 많은 비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규슈 북부와 야마구치 현에서는 6일 오전까지 발달한 비구름이 연이어 이어지는 ‘선상강수대(線?降水?)’가 발생해 재난 위험도가 급격히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7일 아침까지 24시간 동안 내리는 비의 양은 시코쿠 250㎜, 긴키 180㎜, 동해로 120㎜, 규슈 북부·야마구치현 100㎜, 주고쿠 지방 80㎜, 규슈 남부 60㎜로 예상된다. 게다가 8일 아침까지 24시간 동안 일본 동해에서는 100㎜~150㎜의 강한 비가 내릴 전망이다.
일본 기상청은 폭풍과 높은 파도, 해일, 토사 재해, 낮은 지대의 침수, 강의 범람을 경계하는 한편 낙뢰와 토네이도 등의 거센 돌풍에도 충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태풍의 북상에 따라 남쪽의 바람이 불면서 일본해 쪽을 중심으로 기온이 올라갈 전망이며 특히 호쿠리쿠와 니가타현에서는 맹렬한 더위가 예상된다.
낮 최고 예상 기온은 가나자와시·도야마시, 니가타현 조에쓰시 37도, 다카마쓰시 35도 등으로 예상된다.
이시카와현과 니가타현에는 ‘열사병 경계 경보’가 발효되고 있다.
또 오사카시·아오모리현 히로사키시에서 34도, 돗토리시·사이타마시·야마가타현 사카타시 33도, 오이타시·나고야시·도쿄 도심 32도 등으로 곳곳에서 혹독한 늦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일본 기상청은 예상했다.
태풍 힌남노가 일본 중심부를 빗겨갔지만 워낙 위력이 센 만큼 곳곳에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사가현 시라이시초에서는 5일 저녁 70대 남성이 강풍으로 인해 노상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지만 사망했다. 태풍에 대비해 집 지붕에서 작업 중에 실수로 추락한 것으로 보여진다.
5일 오전에는 나가사키현 쓰시마시 이쿠하라쵸 항구에서 작업을 하던 82세의 남성이 바다에 떠 있는 채로 발견돼 병원에 이송됐지만 숨졌다.
나가사키현 고토시에서는 5일 오후 미나토 대교를 건너던 80대 여성이 강풍에 휩쓸려 넘어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규슈의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 전화가 연결되지 않거나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 후쿠오카시에서는 큰 가로수가 도로 위에 쓰러져 차량흐름이 통제됐다.
태풍의 영향으로 후쿠오카, 야마구치 등을 출발하는 항공편 가운데 일본항공 54편, 전일본공수 32편, 후지 드림 항공 9편 등 최소 124편의 항공편이 결항했다.
6일 오전 6시 기준 규슈지방에서는 모두 약 3만5600가구가 정전됐다. 특히 규슈지방 북부에 있는 사가현에서는 총 480여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 규슈 전력은 비바람이 가라앉는 대로 피해를 확인하기로 해 현 시점에서 복구 시점은 예상하기 어렵다.
열차 운행도 곳곳에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규슈 신칸센은 하카타역과 구마모토역 사이에서 운행을 보류했고, 산요 신칸센은 첫차부터 오후 4시까지 히로시마역과 하카타역 사이 구간의 운행을 취소했다. 이밖에 하카타, 구마모토 등을 운행하는 큐슈여객철도(JR큐슈)의 특급열차 및 관광열차도 운행이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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