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국가 부도’ 前대통령 도피했다 귀국… 태국 ‘직무정지 총리’ 집권연장 놓고 충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8일 03시 00분


경제난에 정치불안까지… 亞신흥국들 ‘대혼란’
국토 3분의 1 침수된 파키스탄… 총리 퇴출에 정치권 대립 심화
말레이시아 前총리 징역형 이어… 부인도 부패혐의 유죄 판결받아

전 세계적인 고물가, 고질적인 정치 불안과 부패 등으로 스리랑카 태국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이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전현직 지도자를 둘러싼 분열과 대립이 경제난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CNN방송은 2010∼2011년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뒤흔들었던 민주화 정권 퇴진 요구 시위인 ‘아랍의 봄’이 아시아 신흥국들에서 재연될 가능성을 거론했다.

국가 부도 선언 2개월 만인 7월 반정부 시위대를 피해 해외로 도피했던 고타바야 라자팍사 전 스리랑카 대통령은 이달 3일 귀국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외화 수입의 14%를 차지하는 관광업이 붕괴됐는데도 과도한 감세,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사업 ‘일대일로’ 참여에 따른 대중국 부채 증가 등을 통해 부도를 촉발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재 미 영주권을 신청한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영주권이 나올 때까지 스리랑카에 머물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의 실정을 비판하는 국민들은 당장 나라를 떠나라고 촉구했고 일부는 그의 기소를 요구했다.

2014년 8월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지난달 24일 헌법재판소로부터 일종의 한시적인 직무 정지 판결을 받은 상태다. 앞서 7월 야권은 국내총생산(GDP)의 11%를 차지하는 관광업이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9%로 1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자 국정 관리 실패 등을 이유로 그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의회에서 불신임안이 부결되자 헌법재판소에 총리 임기에 대한 종료 시점 판단을 요청해 받아들여졌다.

야권은 그가 헌법상 최장 8년인 총리 임기를 이미 마쳤기 때문에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쁘라윳 총리 측은 새 헌법이 공표된 2017년 4월부터 실질적인 임기가 시작됐으므로 2025년까지 집권이 가능하다고 맞선다. 헌법재판소가 언제 어떤 최종 판결을 내릴지 알 수 없으나 판결이 나와도 양측 모두 불복할 태세여서 정정 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6월부터 계속된 전대미문의 홍수로 국토 3분의 1이 물에 잠긴 파키스탄에서는 4월 사퇴한 임란 칸 전 총리를 둘러싼 혼란이 커지고 있다. 2018년 집권한 그는 1300억 달러의 대외 부채, 코로나19 등으로 경제난이 심화하자 올 4월 1947년 건국 후 최초로 의회 불신임안에 의해 중도 퇴출됐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집회에서 미국 등 서방에 협력한 현 정권이 자신을 부당하게 몰아냈다며 “퇴출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셰바즈 샤리프 현 총리는 홍수 피해 수습 등에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양측 간 대립이 고조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달 23일 6조 원대의 부패 혐의로 12년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나집 라작 전 총리(2009∼2018년 집권)를 둘러싸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법원은 1일 ‘말레이시아판 이멜다’로 불리는 그의 부인 로스마 만소르가 남편의 집권 당시 공적자금 유용에 관여했다는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했다.

#스리랑카#국가부도#태국#직무정지 총리#경제난#정치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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