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뉴스를 진행하던 한 여성 앵커가 대사를 까먹은 듯 자꾸 실수를 저지르자 동료들이 건강 이상을 직감하고 재빨리 911에 전화해 위기를 모면했다. 그는 뇌졸중 초기증상으로 판명됐다.
3일(현지시간) 오클라호마주 털사에 있는 NBC 계열사 KJRTH TV에서 앵커 줄리 친은 아침 뉴스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는 갑자기 말을 더듬기 시작했고 진정하려는 듯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 똑바로 말하려 애를 쓰던 그는 몇 마디 못하고 다시 했던 말을 반복하고 아래를 내려다보는 등 계속해서 헤매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방송을 이어갈 수 없었던 그는 고개를 저으며 시청자들에게 사과했고 대기하고 있던 기상 캐스터를 불렀다. 잠시 후 등장한 기상 캐스터 앤 브라운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우리는 줄리 당신을 사랑한다. 누구나 그런 날이 있다”며 위로의 말을 보냈고 침착하게 날씨 예보를 전했다.
친의 상태를 지켜본 동료들은 재빨리 911에 전화를 걸었다. 병원에 도착한 친은 많은 검사를 받았고 말을 더듬었던 것이 곧 뇌졸중 초기 증상이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친은 이튿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방송 사고 당시를 떠올리며 “프롬프터(스크립트가 뜨는 화면)를 읽으려 애쓰던 중 눈에 있는 콘택트렌즈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그 후 손과 팔이 저리기 시작했다는 걸 알아차렸다”고 말했다.
친은 뇌졸중 가족력이 없고 평소에도 스트레스 관리를 잘했으며, 출근하기 전에 잠도 잘 잤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의아해했다.
며칠 뒤 친은 “방송 사고 이후 긴장을 풀려고 노력해왔다”며 “현재 여러 가지 검사를 더 받고 있긴 하지만 의사들은 뇌졸중 초기 증상으로 생각한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이어 “좋은 소식은 검사 결과가 좋고, 나쁜 증상은 딱히 발견되지 않은 것”이라며 “하지만 나쁜 소식은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아직은 정확히 알 수가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모든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게 된다. 혈관이 막힌 순간부터 1분마다 약 200만개의 신경세포들이 사멸하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생명이다. 따라서 뇌졸중 의심 증상이 생기면 골든타임인 4시간30분 안에 즉시 가까운 큰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친은 동료들의 빠른 신고 덕분에 증세가 악화되기 전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친은 동료들을 “나의 영웅들”이라고 불렀다. 그는 현재 앵커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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