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지난 8일 서거한 가운데 34년간 여왕의 닮은꼴로 활동해온 메리 레이놀즈(89)가 은퇴를 발표했다.
11일 영국 인디펜던트, 더 선에 따르면 레이놀즈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 애도를 표하면서 “일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레이놀즈는 17세 때 처음으로 여왕과 닮았다는 말을 들었다. 이후 그는 여왕과 비슷한 의상을 입고 TV와 영화 등에 출연하면서 여왕 못지않게 유명해졌다.
레이놀즈는 인터뷰에서 여왕과 닮아 보이는 것에 대해 “행운이었고, 큰 특권이었다”면서도 “이제 도플갱어의 시대는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TV를 보다가 여왕의 서거 소식을 접한 그는 “결국 이런 소식이 들려왔다. 매우 슬펐다. 나는 그녀를 존경하기 때문에 어떤 것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코스프레(분장놀이)를 멈추겠다고 했다.
레이놀즈는 여왕 코스프레로 대중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우간다에 갔을 때 그냥 돌아다니고 있는데 아프리카 여성이 환호하기도 했다”며 “런던 그리니치에서 인도 영화를 촬영했을 때는 나와 사진 찍길 원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구조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여왕으로 분장하기 위해 오랜 기간 입었던 왕실 의상을 삶의 일부라고 여겼다면서 “모자들로 가득 찬 상자가 두 개였다. 더 이상 이것들이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에 매우 슬프다”고 전했다.
이어 “여왕을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그녀처럼 모두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존중하려고 노력했다”며 “그녀는 매우 사랑받는 사람이었고, 모든 사람과 친구였다. 가족의 일원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레이놀즈는 “오랜 세월 여왕을 코스프레 하는 것이 돈을 버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하며 “여왕은 여왕이었다. 그녀와 같은 사람은 결코 없었다”고 추모했다.
한편 러시아의 한 TV 방송국은 여왕이 세상을 떠난 날, 레이놀즈에게 연락해 여왕 코스프레를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놀즈는 “그들은 내가 여왕으로 분장한 모습을 보길 원했다. 그래서 난 검은 드레스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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