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운용을 정상화하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 서열 3위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방한한다. 중국은 사드 배치에 강력 반발해온 터라 한중간 사드 문제가 어느 수준까지 다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우리의 국회의장 격인 리잔수 상무위원장은 15일부터 17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김진표 국회의장의 초청에 따른 방한으로, 리 위원장은 66명의 대표단과 함께 방한한다.
리 상무위원장의 방문은 특히 우리 군이 사드 기지 운영 정상화에 착수한 가운데 이뤄져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앞서 지난 4일 새벽 불도저와 유류차를 비롯한 공사장비 10여대가 성주 사드 기지 안으로 진입했다. 사드 기지에 대한 ‘상시 지상 접근권’ 보장을 위한 군 당국의 조치가 본격 시행된 것이다.
2017년 임시 배치된 이후 사드 기지에 필요한 물자는 주민 반발로 지상 반입이 여의치 않아 헬리콥터로 이송됐다.
군 당국은 추석 이후 반입 횟수를 주 5일에서 주 7일로 늘리고, 이르면 이달 말 상시 반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달 중 미군에 기지 부지를 공여하는 절차를 밟고, 답보 상태였던 환경영향평가는 이르면 내년 1분기, 늦어도 상반기 중 마무리한단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공약으로 ‘사드 기지정상화’에 더해 ‘사드 추가배치’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는데, 후속조치 마련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리 위원장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측근이자 2014년 7월 시 주석의 방한 이후 한국을 찾는 최고위급 중국 인사다. 그만큼 중국 정부가 윤석열 정부와의 관계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일단 이번 방문은 지난 2월 초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의 중국 방문에 대한 답방 성격이 강하다. 때문에 김 의장과 한중 국회의장 회담을 하고 양국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며 협력 방안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중국공산당이 다음 달 16일 시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하는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둔 상황이라 리 위원장의 입에서 예상보다 강한 수위의 발언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윤 대통령이나 김 의장과의 면담에서 사드를 언급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경북 성주에 배치된 주한미군의 사드를 둘러싼 한중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중국은 기존 사드 3불(不)에 이어 최근 1한(限)까지 들고나오며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사드 3불은 ▲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 ▲한미일 군사동맹 등 3가지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중국은 “한국이 2017년 약속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우리 측은 “입장 설명에 불과하다”고 반박해 왔다. 이에 더해 중국은 “과거 한국이 사드의 제한적 운용까지 언급했다”며 ‘1한’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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