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공식 일정을 수행하다 짜증 내는 모습이 다시 포착됐다.
1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북아일랜드 순방 중인 찰스 3세가 벨파스트 인근 힐스버러성을 방문해 방명록에 서명하던 중 만년필 잉크가 손에 흐르자 짜증 냈다고 보도했다. 방명록 서명 전 과정은 책상에 놓인 방송 카메라에 찍혀 영상이 공개됐다.
찰스 3세는 10일 즉위식에서도 즉위 선언문 서명 전 보인 태도가 논란이 됐다. 이날 찰스 3세는 탁자 위 쟁반이 거슬리는 듯 얼굴을 찌푸리며 미는 시늉을 했다. 수행원이 급히 쟁반을 치웠다. 이어 잉크통을 바라보며 손을 내저었다. 생중계된 이 상황에 대해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었다면 직접 옮겼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13일 힐스버러성 방명록 서명 영상에서 찰스 3세는 방명록을 쓰다 수행원에게 날짜를 물어본다. 날짜를 잘못 썼다는 것을 알자 목소리에 한숨과 짜증이 섞이기 시작한다.
“오늘이 9월 12일인가?”(찰스 3세) “13일입니다 폐하”(수행원) “세상에 날짜를 잘못 썼군. 13일?”(찰스 3세) “네, 폐하”(수행원) “아까도 12일로 서명했어요”(카밀라) “내가 12일로 썼어? 세상에 너무 싫다”(찰스 3세)
서명을 마치고 의자에서 일어난 찰스 3세는 인상을 찌푸린 채 손에 묻은 잉크를 보며 카밀라 왕비에게 만년필을 건넸다. 카밀라 왕비는 “온 사방에 잉크가 묻었어요. 잠시만”이라고 말한 뒤 방명록에 서명하러 의자에 앉고 직원이 만년필을 닦아 건넸다. 찰스 3세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거칠게 손을 닦고 고개를 까딱이며 “이 빌어먹을 것을 못 참겠어”라고 힘주어 말했다. 찰스 3세는 카밀라 왕비가 서명하는 사이 “허구한 날 이런단 말이지”라고 말하며 손수건을 주머니에 다시 넣고 방을 나갔다. 서명을 마친 카밀라 왕비도 손가락에 잉크가 묻었는지 확인한 뒤 떠났다.
찰스 3세에 대해 전직 보좌관은 “재미있을 수 있지만 성격이 급하고 까다롭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즉위 당시인 10일 영국 BBC는 찰스 3세가 “수줍음이 많고 예민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후 자동으로 왕위를 계승한 찰스 3세에 대한 동정 여론도 일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역사 전문 통신원인 잭 블랙번은 “지난 목요일(8일)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쉬지 않고 일정을 소화한 사람에게서 짜증을 너무 많이 읽어내는 것일 수도 있다”고 트위터에 썼다.
한편 찰스 3세가 거처로 사용한 클래런스하우스의 직원 최대 100명이 “해고될 수 있다”고 통보받았다고 가디언이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직원들은 12일 여왕의 추모 예배가 진행되던 중 공지를 전달받았다고 주장했다. 찰스 3세 거처는 버킹엄 궁전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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