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가 서거하면서 왕위를 계승한 찰스 3세와 윌리엄 왕세자가 막대한 부동산을 물려받게 됐다.
미국 CNN이 1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 소유의 사유 재산은 보석, 미술품, 스코틀랜드에 있는 밸모럴 성 등을 비롯해 약 5억 달러(약 7000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엘리자베스 2세는 이 자산을 아버지 조지 6세로부터 물려받았다.
영국 왕실의 유언장은 대중에게 절대로 공개되지 않는다. 따라서 여왕의 개인적인 재산이 정확히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누구에게 얼마나 상속될지 또한 영원히 비밀로 남게 됐다.
여왕의 개인 재산이 아닌 ‘영국 왕실 소유’의 자산 상속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구체적인 추측이 가능하다. 엘리자베스 2세 사후 왕족들에게 상속될 영국 왕실 소유 토지 및 기타 자산은 그 가치가 약 210억 달러(약 30조원)에 달한다.
얼핏 보기에는 엄청난 규모로 보이지만, 왕족에게 상속될 왕실 소유 토지에서 개인적인 이익을 얻는 것은 제한되어 있다. 찰스 3세가 물려받게 된 ‘크라운 에스테이트’는 런던 중심부의 거대한 부지와 잉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주변의 해저 지대를 포함하는 약 190억 달러(약 26조원) 규모의 토지이며 작년 실시한 회계 조사 결과 3억 6100만 달러(약 5010억원)의 순이익을 창출했다. 하지만 이 모든 수익이 토지를 소유한 왕권자에게 돌아가지는 않는다.
1760년 조지 3세는 크라운 에스테이트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입을 포기하는 대신 정부로부터 고정된 수입을 보장받는 내용의 협정을 영국 정부와 체결했다. 대신 영국 왕권자는 현재 왕실 보조금(Sovereign Grant)이라는 명목으로 크라운 에스테이트에서 벌어들이는 총수익의 25%를 지급받는다.
왕실 보조금은 왕실 자산 유지와 직원 급여 등의 왕실 업무와 관련된 사항에만 지출되어야 하며, 크라운 에스테이트 부지를 매각하여 얻는 모든 이익 또한 국가에 자동으로 귀속된다.
다만, 왕족들이 물려받게 될 모든 토지가 왕실 보조금 협정에 묶여 있는 것은 아니다. 윌리엄 왕자는 찰스 3세로부터 잉글랜드 남서부에 위치한 약 566㎢ 상당의 콘월 공국 부동산을 상속받는다. 1337년 에드워드 3세가 처음 소유한 이 토지는 약 12억 달러(약 1조6000억원)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찰스 3세 또한 랭카스터에 위치한 7억 6000만 달러(약 1조 580억원) 상당의 토지를 상속받는다.
크라운 에스테이트와 달리 이 두 영지는 온전한 사유지이다. 따라서 토지를 상속받은 윌리엄 왕세자와 찰스 3세는 해당 토지에 대한 별다른 국가적 의무를 지지 않는다. 왕족 소유이기 때문에 세금 또한 납부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 콘월 공국 토지를 소유하고 있던 찰스 3세는 영지 소유세 명목으로 2500만 달러(약 350억원)를 자진 납부했다. 해당 납부금은 화재로 피해를 본 윈저 성을 보수하기 위해 사용됐다.
랭커스터 대학 강사이자 왕실 재정에 관련한 책을 출판하기도 한 로라 클랜시는 왕족들의 자발적인 세금 납부가 고정된 세율액을 납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토지에서 얼마나 큰 수익을 취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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