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러 비밀자금 문서 공개
아시아-유럽-아프리카-남미 망라
돈세탁 하고 코인-사치품도 활용
“러, 정치적으로 제재 우회 가능성”
러시아가 2014년부터 아시아를 비롯해 20여 개국 정당, 유력 정치인 및 관료에게 적어도 3억 달러(약 4170억 원)의 정치자금을 은밀히 후원해 각국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미국 정보 당국 기밀문서가 공개됐다. 미 국무부는 “(러시아의 선거 개입은)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주권 침해”라며 “다른 국가들이 함께 맞서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 언론은 국무부가 13일 공개한 러시아의 해외 비밀 정치자금 후원 관련 내부 문서에 따르면 러시아가 미국을 제외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국가 정당과 정치인 등에게 정치자금을 후원했다고 보도했다. 이 국가들에는 알바니아 몬테네그로 에콰도르 등이 포함됐으며 한국이 들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아시아의 한 국가 대선 후보는 자국 주재 러시아대사를 통해 수백만 달러를 받았다. 미 국무부는 “이는(20여 개국 정치자금 제공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추적이 불가능한 방식을 통해 추가 지원을 제공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정치자금으로 현금 암호화폐 사치품 등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해당 국가의 재단, 싱크탱크, 범죄조직, 국영기업은 물론 대사관까지 동원해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문서는 적시했다. 문서는 “특히 최근 몇 년간 러시아는 허위 계약과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해 유럽 일부 국가 정당들에 자금을 조달했다”며 “극우 민족주의 정당을 지원하려고도 했다”고 밝혔다.
문서에 따르면 정치자금 후원 핵심 인물은 친(親)푸틴계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알렉산드르 바바코프다.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으로 알려진 프리고진은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악명을 떨친 러시아 민간 군사기업 바그너그룹 대표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 당선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기도 했다.
국무부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적으로 고립된 러시아가 이 같은 정치자금 후원 방식을 통해 제재를 우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12일 각국 미국 대사관을 통해 이런 사실을 해당 국가 정부에 알렸다고 밝히며 동맹국들에 러시아에 맞서는 데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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