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앙은행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를 4% 이상으로 인상한 뒤 이 수준을 2023년 내내 유지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가 미국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 산하 글로벌 마케츠 이니셔티브(IGM)와 공동으로 이코노미스트 44명을 대상으로 지난 13~15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66%는 연준이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금리를 최대 4~5%까지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18%는 5~6%로, 2%는 6~7%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3월까지 거의 제로(0) 수준을 보였던 기준금리는 이후 빠르게 인상돼 현재는 2.25~2.5%이다. 연준은 오는 20일 이틀 일정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여는데 3연속으로 0.75%포인트(p)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에 금리는 3~3.25%까지 높아진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4일 미국에서 기준 금리가 연내 4%를 넘겨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면서, 내년 3월 금리를 최고 4.3%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베팅이 나온다고 보도한 바 있다.
ING의 경우,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달 FOMC에서 0.75%p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1%p 인상 가능성은 20%로 제시했다. 노무라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14일 보고서에서 1%p 인상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면서, 금리는 내년 2월까지 4.5~4.75%까지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FT의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3분의 1 이상은 연준이 연내 금리를 4% 이상으로 올리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데 실패할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응답자의 68%가 연준이 금리를 올리다가 다시 내리는 ‘피벗’(pivot, 태세 전환)을 2024년까지는 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에릭 스완슨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 경제학 교수는 FT에 “FOMC는 얼마나 금리를 인상해야 할지 여전히 합의를 보지 못했다”며 “연준이 지금 경기를 둔화시키려면, 금리를 (근원) 인플레이션 이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은 통화정책 결정에서 일반적으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2%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도 면밀히 주시한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8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6.3% 올라, 전월치인 5.9%, 예상치인 6.0%를 상회했다. 전월 대비로는 0.6% 높아졌는데 전월치와 예상치인 0.3% 상승을 상회했다.
한편 연준이 이번주에 금리를 0.75%p 이상 올릴 것이 확실시되면서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을 상회하는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이 다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주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을 웃도는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이 다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2.50%이다.
통상적으로 한국 기준금리는 미국보다 1%p 정도 높다. 하지만 연준이 올해들어 금리를 4차례에 걸쳐 2.25%p 높이면서 양국 기준금리는 7월 말부터 약 한 달간 역전된 바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그간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 향후 기준금리 인상 폭이 통상 수준인 0.25%p가 될 것으로 예고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한국의 기준금리는 3%까지만 인상되게 된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내 4%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만큼 연말쯤에는 양국 간 기준금리가 1%p 이상 벌어질 수 있다. 최근 가파른 원화 약세 속에서 한미 간 기준금리 차가 확대되면 한국 금융시장에서 자본이 대규모로 유출돼 환율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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