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작고 통통하며 장난끼 가득한 얼굴. 스스로 몸집이 크다고 착각하여 떵떵거리는 발랄한 몸짓. 어린 아이들이나 소떼를 몰고 다녀야 해서 짧은 다리를 가지고 있으며 포동포동하고 복슬복슬한 엉덩이를 가진 이들은 바로 웰시코기이다.
엘리자베스 2세 서거 후 버킹엄 궁전에서 웰시코기의 시대도 저물게 되었다.
코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 강아지 품종과 왕실을 종종 연관짓곤 했었다. 코기 사육가이자 아메리칸 켄넬 클럽 심판인 캐리 체이스은 “사람들이 코기를 보고 무슨 종이냐고 물어본다. 여왕이 키우는 종이라고 말해주면 바로 이해를 한다. 텔레비전에서 본 반려견과 함께 나온 여왕의 모습을 바로 떠올리기 때문이다. 여왕은 우리 가족 같은 분이었다”라고 말했다.
앉으면 통통한 다리랑 허벅지가 닭다리처럼 보이기도 하고, 누워있으면 몸이 두꺼워서 식빵 같아 보이기도 하는 이런 코기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낀다.
일반 시민들도 웰시코기들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코기와 관련한 각종 밈(meme)이 나오게 되어 이 종은 더 유명해졌다. 아메리카 켄넬 클럽에 의하면 2021년 미국에서 11번째로 가장 인기 많은 종이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에서 13만명의 팔로워를 갖고 있는 “스니커즈”라는 유명한 코기를 키우는 코니 우는 “버즈피드에 코기 관련 재밌는 밈이나 사진 같은 것들이 많이 올라온 것도 유명세에 한몫한 것 같다”고 전했다.
혈통이 전부인 왕실에서 개들도 가계도를 가지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는 부모로부터 생일 선물로 수잔이라는 코기를 선물 받은 후 30마리의 후손까지 보게 되었다.
반려견들은 귀엽긴 하지만 항상 얌전하지는 않다. 심지어 엘리자베스 2세도 코기한테 당한 경험이 있다. 여왕은 1991년 윈저 성에서 8마리의 코기가 싸우는 것을 말리다가 손을 물려 3바늘을 꿰맨 적이 있다.
한 왕실 해설자는 이런 코기들을 두고 “작고 끔찍한 말썽꾸러기들”이라고 표현을 했다.
2015년 이후에 여왕은 코기 번식을 중단했지만 그 이후에는 몇 마리 반려견들을 선물로 받았다. 현재 남아있는 강아지들이 사망하면 더 이상 왕실 코기들은 찾을 수 없게 된다.
여왕 서거 후 코기 커뮤니티 내에서는 많은 질문들이 오갔다. 여왕이 키우던 코기는 어디에 있는지, 누가 키울 것인지 등에 관한 질문이었다. 왕실 측에서는 여왕의 강아지들을 여왕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앤드루 왕자와 전처인 사라 퍼거슨이 키우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여왕이 없어도 코기는 얼마 동안은 왕실의 아우라를 유지할 것이다. 체이스는 결국 이 인기도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코기를 묘사할 때 “여왕이 키우던” 강아지라는 설명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실 내에서도 반려견 종에 대한 취향이 나뉜다. 윌리엄 왕세손 부부는 올라라는 검은색 잉글리시 코커 스패니얼을 키운다. 해리 왕자 부부는 미아와 가이라는 비글 유기견들을 데려오기도 했다. 이번에 새로 즉위한 국왕 부부는 잭 러셀 테리어 두 마리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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