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자베스 2세의 관이 윈저 성을 향하는 것을 전 세계가 지켜본 가운데 여왕이 아꼈던 반려동물들이 그녀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나왔다고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여왕이 생전에 사랑했던 코기 두 마리와 말이 여왕의 관을 마지막으로 배웅하기 위해 윈저 성 앞에 나왔다.
여왕이 키우던 웰시코기들은 관이 도착하기 전에 윈저 성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길 바깥쪽에는 안장을 단 채로 탑승자 없이 그녀가 키우던 펠 포니가 대기하고 있었다.
엘리자베스 2세는 런던의 버킹엄 궁전보다 윈저 성을 더 선호했다고 알려졌다. 윈저 성에서 말 타는 것을 즐겼으며 윈저 그레이트 파크에서 말을 타고 지나가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 성 직원들은 방문객들에게 여왕이 윈저 성을 집으로, 버킹엄 궁전을 사무실로 여겼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그녀는 주요 거주지를 윈저 성으로 옮겼으며 규제가 풀린 이후에도 이곳을 떠나지 않았다. 여왕은 키우던 반려견들과 함께 윈저 성에서 지냈다.
여왕의 코기 사랑이 유명한 만큼 여왕 서거 후 반려견들의 거취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다. 앤드루 왕자의 대변인은 코기들이 앤드루 왕자와 그의 전처인 사라 퍼거슨과 함께 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앤드루 왕자와 사라 퍼거슨은 이혼 후에도 함께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왕은 생전에 다른 종의 반려견들도 키웠지만 웰시코기를 가장 아꼈다. 30마리가 넘게 키웠는데 고(故) 다이애나비는 이들을 ‘움직이는 카펫’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2세는 18살 때 수잔이라는 코기를 키우게 되면서 개의 혈통을 유지하며 코기 후손들까지 키우게 되었다. 2012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서 이들 중 몇 마리는 여왕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90대에 들어서서도 말을 탈 정도로 여왕의 말과 경마 사랑은 엄청났다. 올해 초 건강상의 문제로 여왕은 중요 행사인 영국 의회 개회식에 참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며칠 뒤 여왕은 자신의 말들을 보기 위해 ‘로열 윈저 호스 쇼’에 참석한 것이 포착됐다.
여왕의 장례식에서 왕립 캐나다 기마경찰(RCMP)이 행렬을 이끌기도 했다. 참여한 말 4마리는 엘리자베스 2세 재위 기간에 그녀에게 선물로 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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