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國葬)에 반대하던 한 시민이 총리관저 인근에서 분신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아사히신문과 후지뉴스네트워크(FNN)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50분경 일본 도쿄도 지요다구 일본 총리관저 인근 도로에서 “한 남성이 불에 휩싸여 있다”는 신고가 도쿄소방청에 접수됐다.
전신에 화상을 입은 채 발견된 70대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 불명으로 중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1명도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화상을 입은 남성 근처에는 아베 전 총리의 국장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보이는 문서가 놓여 있었다고 수사 관계자는 밝혔다. 남성은 불을 지르기 직전 경찰관들을 향해 “국장 반대” 등을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경시청은 이 남성이 국장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은 오는 27일로 예정돼있다. 아베 전 총리와 집권 자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 등 논란이 계속되면서 국장을 반대하는 일본 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토통신이 지난 17~18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 국장에 대한 반대 의견은 60.8%로 찬성(38.5%)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달 중순부터 도쿄 번화가 신주쿠를 비롯해 나고야, 구마모토 등 전 지역에서 크고 작은 국장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전액 세금이 사용되는 국장 대신 관례대로 내각·자민당 합동장으로 치르면 된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 발표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 국장에는 예산 16억6000만 엔(약 162억 원)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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