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예비군 30만 명 동원령을 내리자, 러시아 인터넷에 ‘동원을 피하는 방법’을 검색하는 양이 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 검색 엔진 얀덱스(Yandex)에는 ‘팔을 부러뜨리는 방법’, ‘징병을 피하는 방법’ 등의 검색이 크게 늘었다.
크렘린궁은 지난주까지 동원령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푸틴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보호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군 동원령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예비군 상태에 있는 러시아 국민 약 30만 명은 징병 대상이 됐다. 이들에게는 계약제 군인 신분과 급여가 주어진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내려진 동원령에 러시아는 혼란에 빠졌다. 일부 동원령 대상자들은 팔을 부러뜨리는 방법까지 검색하며 전쟁을 피하려 하고 있다. 가디언은 이같은 검색어가 떠오른 것에 대해 “징병을 피하기 위한 뚜렷한 모습”이라며 “전쟁 이전에도 입대를 피하기 위한 뇌물이 성행했지만 앞으로 더 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글 인기 검색어를 확인할 수 있는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전날 러시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검색어는 달러 환율이며 항공편이 4위, 동원 반대 집회가 5위, 러시아에서 도망칠 수 있는 국가 목록을 알려준 독립언론 ‘메두사’의 기사가 6위였다. 이 검색어들은 모두 동원령이 발표된 이후 검색량이 크게 증가했다.
현재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5개 유럽연합(EU)국가 중 4개 국가가 러시아 관광객의 입국을 불허하고 있다. 러시아를 떠나려는 사람들은 유일한 육로 탈출로인 핀란드로 향하거나 공항을 찾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동원령 발표 이후 러시아 출발 편도 항공편 가격은 치솟았고 빠르게 매진됐다.
동원령에 반대하는 시위도 확산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24개 도시에서 동원령 반대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푸틴을 위해 죽을 필요는 없다”, “당국에게 당신은 의미 없는 총알받이일 뿐”이라고 말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여 약 1311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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