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유엔 총회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유럽을 핵으로 위협했다”며 “핵전쟁은 승자가 없는 전쟁이며 결코 일어나선 안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한 사람이 선택한 ‘불필요한’ 전쟁을 경험했다”며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면서도 뻔뻔하게 유엔헌장 핵심을 위배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 러시아는 전쟁에 더 많은 군인을 동원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일부를 합병하려고 가짜 투표를 계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킨 것은 주권국으로서의 우크라이나 권리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국민 생존 권리까지 지워버리려고 한 것”이라며 “이 같은 사실은 국적과 신념에 상관없이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엔헌장 원칙을 지키는 것은 모든 책임 있는 유엔 회원국 임무”라면서 “미국을 포함한 유엔 안보리 이사국은 유엔헌장을 지속해서 옹호하고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보리를 신뢰할 수 있고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예외적이고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거부권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며 “이는 미국이 안보리 상임 및 비상임 이사국 확대를 지지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러시아가 점령한 가칭 도네츠크, 루한스크 인민공화국과 헤르손 자포리자 지역에서 러시아와의 병합을 결정하는 주민투표가 추진되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핵 카드를 꺼내든 것은 우크라이나가 이 지역을 탈환하려고 작전을 벌일 때 핵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위협이라고 분석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이뤄지는 사기(詐欺) 국민투표가 통과된다면 그 영토를 탈환하려는 어떤 시도도 러시아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돼 모든 옵션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새로운 법적 근거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 버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헌장 5조”라고 말했다. 나토 헌장 5조에는 회원국에 대한 어떠한 공격에도 공동 대응한다는 상호방위조약이 담겨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푸틴 대통령 핵 위협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만약 (미국의 전략 준비 태세를) 바꿔야 한다면 이를 변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핵 방위를 총괄하는 찰스 리처드 전략사령관은 이날 한 행사에서 “우리는 지난 30년간 볼 수 없었던 핵 보유국 간의 군사적 경쟁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며 “(핵 경쟁) 영향은 엄청나며 더 이상 이론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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