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 모든 해명 거짓말”…‘히잡 사망’ 여성 아버지 분개

  • 뉴시스
  • 입력 2022년 9월 23일 15시 13분


이슬람 율법에 따라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금됐다 사망한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아버지는 이란 정부가 자신의 딸의 죽음에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버지 암자드 아미니는 22일(현지시간) CNN과 인터뷰에서 “정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내가 아무리 애원해도 그들은 (구금된) 내 딸을 보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앞서 종교 경찰은 13일 수도 테헤란을 방문한 쿠르드족 아미니가 부적절한 복장을 입고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했다. 아미니는 그 후 3일 뒤 사망했는데, 당국은 그녀가 구금 당시 심장마비가 일더니 혼수상태에 빠져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미니의 가족은 “내 딸은 심장질환을 앓은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고, CNN은 현지 매체 에메다드뉴스를 인용해 밝혔다.

아버지 아미니는 “당국이 딸의 죽음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장례식에 있는 딸의 시신은 발과 얼굴을 제외하고 완전히 싸여 있었다. 경찰이 내 딸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전혀 확인할 수 없었다”고 힐난했다.

이란 관영매체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에는 아미니가 교육 센터에서 쓰러지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종교 경찰이 복장을 검사한다며 끌고가는 모습이다. CNN은 따로 병원 관계자 진술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미니의 죽음은 이란 시민들의 분노를 촉발시켰다. 당국이 인터넷을 끊으면서까지 시위가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 하지만 이란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CBS뉴스에 따르면 20일 기준 최소 17명이 숨졌다고 이란 관영매체 보도를 인용했다. 이란에서 활동하는 한 자선단체는 사망자수를 31명으로 늘렸지만 CBS뉴스는 이 수치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미니의 죽음은 치솟는 기름값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군중을 거리로 이끈 2019년 이후 이란의 최대 시위를 이끌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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