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켜진줄 모르고 한 발언”
WP는 “美의회 머저리라고 모욕”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 직후 카메라에 포착된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에 대해 “‘핫 마이크(hot mic)’ 발언에 대해선 코멘트하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을 핵심 동맹으로 여긴다”고 밝혔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22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한국과의 관계는 강력하며 발전하고 있다. 두 정상은 유엔 총회를 계기로 생산적이고 좋은 회동을 가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핫 마이크’는 마이크가 켜져 있는 줄 모르고 하는 발언을 의미한다.
하지만 상당수 외신들이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미국 의회를 모욕(insulting)하는 발언”이라고 보도하면서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WP는 이날 “윤 대통령이 이 머저리들(idiots)이 의회에서 통과시켜 주지 않으면 바이든이 부끄러울 것(humiliating)이라고 참모들에게 말한 것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 중 논란이 된 “이 ××”를 ‘머저리’로 번역하면서 이 발언이 미 의회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한 것. WP는 “윤 대통령은 5월 정치 신인으로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고약한 비난(foul-mouthed criticism)”이라고 지적하며 “낮은 지지율과 씨름하고 있는 윤 대통령이 핵심 동맹 미국에 대한 폄하 발언이 마이크에 잡힌 뒤 다시 곤경에 빠졌다”고 전했다. AFP는 윤 대통령의 발언 중 ‘이 ××’를 머저리들에 비해 더 강한 욕설인 ‘F×××ers’로 번역했다.
카이알리 카헬레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20% 지지율. 송구스럽지만 대통령님은 당신 나라에 집중하셔야 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피터 마이어 공화당 하원의원도 “그런 말은 우리만 할 수 있다”고 썼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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