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새 국면]
“주민 300명 마을서 47명 징집도”
푸틴 최측근도 “과도한 동원 안돼”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군 30만 명을 동원하고 있는 러시아가 “화이트칼라 근로자는 전쟁에 동원하지 않겠다”고 밝혀 내부에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저항이 비교적 덜한 지방과 소도시, 소수민족에 동원이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셜미디어에는 ‘미성년 자녀를 둔 여성도 징집됐다’ ‘50, 60대도 동원됐다’는 등 이번 동원령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글들이 퍼지고 있다.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금융, 정보기술(IT), 통신 분야 화이트칼라 근로자는 전쟁에 동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지방이나 소도시, 소수민족에 동원이 편중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NYT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소속 사하자치공화국 출신 사르다나 압크센티예바 의원은 “주민이 300명인 마을에서 남성 47명이 소집됐다. 근거가 무엇인가”라며 동원의 편중성을 지적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 몽골 접경 지역인 부랴트공화국에는 부분 동원령이 내려진 지 불과 24시간 만에 3000건 이상의 징집 통지서가 배포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 의장도 “과도한 행동(동원령)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사회 내 날카로운 반응을 유발하고 있다”고 텔레그램에 올렸다.
러시아 전역에서 동원의 부당함을 비판하는 시위도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 인권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24일에만 전국 32개 지역에서 최소 745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동원령 이후 러시아 전역에서 2000명 이상이 체포된 것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한 여성 시위자는 경찰에 체포되면서 “우리는 총알받이가 아니다”라고 외쳤다.
‘묻지 마 동원’을 우려한 러시아인들은 인근 국가들로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3일 핀란드 국경을 통과한 러시아인은 7000명을 넘어서 전날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그러자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교장관은 “관광을 목적으로 국경을 넘으려는 사람들은 입국이 제한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와 발트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은 징집을 피해 러시아를 탈출하는 남성들의 망명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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