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 약해졌어도 “1000년에 한번 올 홍수”…캐롤라이나·조지아 긴장

  • 뉴시스
  • 입력 2022년 9월 30일 13시 03분


미국 플로리다를 무섭게 강타한 허리케인 ‘이언(Ian)’이 1등급으로 약화됐지만, 1000년에 한번 올 홍수를 동반하면서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앞으로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 지역에 긴장감이 감돈다고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이날 저녁 시속 120.70㎞로 플로리다를 강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플로리다에 상륙할 28일 오전 11시 기준 249.44㎞에는 4등급으로, 5등급(252㎞)에 인접한 수준이었던 만큼 역대 미국 5위 허리케인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육지를 지나면서 열대성 저기압으로 변해, 그 강도가 약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폭풍의 세기는 많이 약해졌지만 문제는 홍수다. 포트 샬럿에서 올랜도까지 12~24시간 만에 30.48㎝가 넘는 비가 내렸다고 CNN은 보도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 자료에 따르면 가장 피해가 컸던 일부 지역에서는 이언이 1000년 만의 역대급 강우를 뿌렸다.

이언은 대서양으로 빠져나가기 전 플로리다 남서부에 많은 비를 뿌리면서 주택을 침수시키고 병원 중환자실 지붕을 손상시키는 등 막대한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이때문에 현재까지 250만명의 전력 공급도 중단시켰다.

플로리다 남서부 리 카운티에서는 수도권이 대거 파열되면서 기본적인 수도 서비스가 중단됐다. 해안 마을 포트 마이어스는 큰 타격을 입은 곳 중 하나다. 보트는 집들에 부딪혔고 거리에는 나무와 잔해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 부서진 배와 잔해가 줄지어 있으며 부패 냄새도 난다고 NYT는 보도했다.

새우잡이 선장 레오나드 헌트(77)는 포트 마이어스에 있는 자신의 이동식 주택 옆에 떠 있는 파편 조각에 매달려 폭풍우 속에서도 살아남았다고 WP에 말했다.

장애가 있는 어부 린드퀴스트(61)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동안 창문에 물이 차오르고 있어 친구와 함께 아파트에 숨어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창문 밖으로 기어나왔다. 보트가 목숨을 구했다”며 “이 지역에서 자랐는데 이언은 지금까지 본 것중 최악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29일 오전 론 디샌티스 주지사와 전화로 대응책을 논의했다.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이 30일 플로리다를 방문,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추가로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확인할 것을 주문했다.

플로리다주는 29일부터 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수는 없으며, 구조 건수는 700건이 넘는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브리핑에서 “사망자가 있을 것으로 추측은 하지만 확실히 몇 명인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며칠 내로 확인이 될 것”이라며 “주택들의 토대가 다 뜯기고 거리에 차들이 물에 떠다니는 등 피해를 형언할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피해가 점차 커져갈 수록 인근 지역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언이 앞으로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했다.

허리케인센터는 “생명을 위협하는 홍수와 폭풍 해일을 동반한 채 사우스캐롤라이나를 향해 돌진하며 다시 강화되는 폭풍의 양상을 띄고 있다는 점에 주목된다”며 “30일 정오께 캐롤라이나 찰스턴 근처에 상륙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미 플로리다 북동부와 조지아, 캐롤라이나 대부분 해안에는 해일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