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선 1차투표서 승리 확실시… 과반 득표땐 결선투표 없이 당선
좌우 대립에 나라 반으로 쪼개져… 올해 상반기 정치인 40명 피살돼
보우소나루 ‘불복 가능성’ 내비쳐
‘남미 좌파의 대부’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12년 만에 다시 권좌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2일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룰라 전 대통령이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을 꺾을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룰라의 ‘권토중래(捲土重來·실패하고 떠난 뒤 실력을 키워 다시 도전함)’라는 평가가 나온다.
룰라 전 대통령은 브라질의 유력 여론조사 기관인 IPEC와 다타폴랴가 1일 발표한 조사에서 각각 51%, 50%의 지지율을 얻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14%포인트 격차로 따돌렸다고 로이터통신은 이날 보도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30일 결선투표를 치르지만, 지금 추세대로라면 룰라 전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지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대선은 극우 성향의 육군 대위 출신 현직 대통령과 온건 좌파 성향의 노동자 출신 전직 대통령의 ‘극과 극’ 대결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룰라 전 대통령은 가난한 구두닦이 소년으로 시작해 2003년 브라질 최초의 좌파 대통령에 당선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퇴임 후 비리 의혹으로 옥살이를 했지만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자 5월 출마 선언을 해 여론조사에서 탄탄한 1위를 지켜왔다.
문제는 앞으로다. 대선을 겪으면서 브라질은 반으로 쪼개졌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후보와 지지자들에 대한 살해 위협이 고조돼 룰라 전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유세 때 방탄조끼를 입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에 함께 열리는 대선과 총선에 출마한 후보자 최소 24명이 상대 정당 측으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고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연방대 연구에 따르면 올해 1∼6월 살해된 정치인은 40여 명에 이른다. 170여 명은 구타, 납치, 살해 협박 등의 공격에 시달렸다. 3년 전보다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만일 1차 투표에서 룰라 전 대통령이 과반 득표를 할 경우 폭력사태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전자개표 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며 불복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1차 투표 결과는 한국 시간으로 이르면 3일 오전 9시경 나올 예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