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기밀 자료를 무단 반출한 혐의로 연방 검찰의 수사를 받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신들을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제출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NARA는 김 위원장의 서신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NARA의 법률 고문 게리 스턴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의 원본 서신이 우리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끝나기 직전인 지난해 1월 원본은 바인더에 담겼지만, NARA로 전해지진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원본을 가능한 한 빨리 NARA에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8월8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내에 위치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별장에서 사진 바인더, 손으로 쓴 메모, ‘프랑스 대통령’ 관련 정보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 로저 스톤 사면 건 등 상자 20개 분량의 문건을 압수했다.
미 법무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기록물을 훼손하거나 백악관을 나오며 문서를 일부 반출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김 위원장의 서신도 이때 같이 반출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FBI가 압수한 상자 속에서도 김 위원장의 서신은 발견되지 않았고, 행방이 묘연하다는 게 NARA 측의 설명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NARA가 김 위원장의 서신을 갖고 있다는 주장을 고수해왔다.
뉴욕타임스(NYT)의 매기 헤이버먼 기자는 지난해 9월 진행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당시 ‘백악관에서 기념적인 문서를 가져간 게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위대한 것들이 있다. 김 위원장의 편지로, 나는 이것들을 많이 갖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그것을 가져갈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내 생각에 그것은 NARA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헤이버먼 기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과는 달리 김 위원장이 서신을 실제로는 그가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김 위원장과 27통의 친서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NARA는 지난 8월 말 미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NARA에 넘기지 않은 문건이 있다는 취지의 서한을 보냈다.
데브라 슈타이델 월 NARA 권한대행은 서한을 통해 “관리청 직원들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특정 전자 통신은 여전히 찾을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에서는 모든 정부 기록물이 반환됐다며 NARA 측과는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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