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서 ‘우크라 종전안’ 투표 논란…“크름반도는 러 영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뉴스1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우크라이나에 전쟁을 협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하며 크름반도를 러시아에 양도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머스크는 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을 끝낼 종전안을 제시하며 찬·반 투표를 올렸다가 뭇매를 맞았다.

러시아는 지난달 23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지역에서 병합을 발표하고 닷새간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곳 지역을 정식으로 영토에 편입하는 조약식을 개최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해당 투표가 강제적이고 국제법에 어긋난다며 인정하지 않고 있다.

머스크는 우-러 전쟁의 종전안을 제시하며 “유엔의 감독 아래에 병합된 지역의 선거를 다시 해야 한다. 러시아는 그것이 국민의 뜻이라면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러시아가 2014년 병합한 크름반도를 러시아의 영토로 정식 인정하고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로의 물 공급을 보장하는 한편 우크라이나를 중립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이것은 결국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일이다. 그전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느냐의 문제다.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쟁 초기 머스크는 통신망이 파괴된 우크라이나를 위해 자신의 인터넷 통신 사업인 스타링크를 지원한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 수도 키이우의 한 지하철역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키이우=AP뉴시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머스크와 러시아를 지지하는 머스크, 당신은 누구를 더 좋아하느냐’며 투표를 올리고 반발했다. 그는 최근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지역을 수복하고 크름반도까지 되찾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퇴임을 앞둔 안드리 멜니크 주독일 우크라이나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꺼져’가 당신에 대한 나의 매우 외교적인 답변”이라며 과격한 반응을 보였다.

반발이 이어지자 머스크는 최근 러시아에 병합된 우크라이나 4개 주(州)와 2014년 병합된 크름반도의 주민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 어디에 속하고 싶은지를 묻는 투표를 올렸다.

그는 러시아가 부분 동원령을 내린 사실을 언급하고 “크름반도가 위험에 처하면 러시아는 완전 동원령에 나설 것”이라며 “러시아 인구는 우크라이나의 3배 이상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지는 비판에도 머스크는 “지금까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를 통해 8000만달러(약 1150억원)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러시아에 대한 지원은 0달러”라며 “나는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지만 전쟁의 대규모 확대는 세계에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