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핵 사용 동향 감지했나…바이든 “푸틴 말 농담 아닌 듯” 경고 주목

  • 뉴스1
  • 입력 2022년 10월 7일 13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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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위협이 현실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 핵 무기 사용 가능성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민주당 상원선거위원회 리셉션 행사에서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인류가 다시 아마겟돈(인류 최후의 전쟁) 가능성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9월 CBS 방송 인터뷰 때보다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술핵이나 생·화학 무기 사용을 고려할 경우에 대한 질문에 “안 된다. 절대 그러면 안 된다”고 강조하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없었던 형태로 전쟁의 국면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아마겟돈 발언은 정부의 공식 기자회견이 아닌 민주당 지지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낮은 지지율에 고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지층을 결속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8개월째로 접어든 가운데 여전히 지지부진한 전황과 세계 경제를 불황으로 몰고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세계 초강대국 미국 책임론 대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핵공격 위협을 실체화하면서 공공의 적으로 규정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962년 케네디와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로 아마겟돈 가능성에 직면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처음으로 우리가 핵무기 사용으로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이 “전술 핵무기나 생화학 무기의 잠재적 사용에 대해 언급할 때 농담하지 않는다”며 “왜냐하면 그의 군대는 상당히 저조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술 핵무기를 쉽게 (사용)하고 아마겟돈으로 끝나지 않는 능력 같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러시아의 보다 구체적인 핵 사용 동향을 미 정보당국이 감지해 경고성 메시지의 수위를 높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러시아 내부에서는 불리한 전황을 뒤집기 위해 전술핵을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일단 핵을 사용하면 절대 쉽게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 러시아와 밀접한 체첸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저위력 전술핵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러시아는 먼저 공격받거나 국가 존립 자체가 위험해질 경우 핵 배치를 허용하는 러시아 군사 독트린 외에 다른 고려 사항은 없다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그동안 행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상반된다는 점도 주목된다.

전날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전략적 핵 태세를 조정할 어떤 이유도 보지 못했을 뿐 아니라, 러시아가 핵무기를 즉각 사용하고자 준비하는 징후도 없다고 말하고싶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 주 “우리는 현재 핵무기 사용이 임박했다는 징후를 보지는 못했다”며 “미국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으며 위협을 계속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불과 며칠 만에 바이든 대통령이 행정부의 공식 입장과 다른 발언을 한 것은 미 정부 내부에서 러시아의 핵공격 위협에 대한 다른 기류변화가 감지됐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 2월 개전 초기보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 훨씬 더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의 굴욕적인 후퇴와 엄청난 사상자, 푸틴 대통령의 발령한 긴급 동원령에 대한 반발 움직임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를 통한 위협을 주는 한편 러시아 권력에 대한 존경을 되찾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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