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오르기에바 총재 “세계는 근본적인 변화”
안정의 시대에서 불확실성과 붕괴의 시대로
“신흥국 파산 막으려면 中 역할 필요” 촉구
리사 쿡 美 연준 이사, 금리 인상 기조 유지 뜻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6일(현지 시간)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예측치를 2.9%에서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지금 세계는 비교적 안정된 시대에서 국제관계가 붕괴하고 자연재해는 잦아지는 ‘근본적 변화(fundamental shift)’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각국이 앞 다쿼 금리 인상을 하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도 당분간 금리 인상이라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밝혔다.
● “내년 세계 생산량 4조 달러 감소 전망”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국 워싱턴 조지타운대 연설에서 경기 침체와 금융 불안전성으로 인한 위험 증가를 거론하며 내년 경제 성장률 예측치 하향 조정을 언급했다. 이어 “세계 경제는 더 큰 불확실성과 변동성 때문에 취약해졌고 게다가 지정학적 갈등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 위기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IMF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세계 경제 전망을 다음주 발표한다.
앞서 IMF는 올 4월 발표 자료에서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각각 3.6%로 예측했다. 하지만 7월에는 올해 성장률 3.2%, 내년 성장률 2.9%로 하향 조정했다. 그런데 내년 성장률을 또 다시 낮춘다는 뜻이다. 세계적 경기 침체 확률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나는 타고난 낙천주의자이지만 앞으로 세계 경제는 나아지기보다는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권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미 식료품 및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타격을 입은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수출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6년까지 전 세계 생산량이 4조 달러(약 5638조 원)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는 독일 전체 경제 규모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전 세계 경제 3분의 1을 차지하는 국가들이 올해나 내년에 2개 분기(6개월) 연속 국내총생산(GDP) 하락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이어 “설령 성장률이 플러스일 때조차도 실질소득 감소, 물가 상승 때문에 경기 침체처럼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고통스러워도 금리 인상 유지”
IMF는 각국이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인플레가 여전히 심각한 상태이므로 비록 경제 성장이 둔화되더라도 중앙은행은 계속해서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통화 정책이 제동을 걸고 있는 동안에는 가속 페달을 밟는 재정정책을 쓰면 안 된다. 이는 매우 힘들고 위험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후 미 CNBC방송 인터뷰에서 중국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달러 강세와 금리 인상은 기본 경제구조가 취약한 신흥국에 더 많은 타격을 입히고 있다”며 “세계 최대 채권국인 중국이 이들 나라 부채를 재구성하고 디폴트(파산)를 막는 데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디폴트 파도를 막는 것이 그들(중국)에게도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리사 쿡 연준 이사는 미 워싱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연설에서 “인플레가 ‘2%’ 목표치를 향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까지 금리를 제약적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올해 지명한 연준 이사 3명 중 한 명이다. 쿡 이사는 ”인플레를 낮추는 데 일부 고통이 있겠지만, 물가 안정 회복에 실패하면 앞으로 이를 회복하는 것은 훨씬 더 힘들고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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