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합병한 이후에도 패배를 거듭하자 점령지 행정부 수반인 친러시아 관료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향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게 마땅하다’는 취지의 극단적인 발언을 하는 등 군 지휘부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6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점령지인 남부 헤르손주(州) 행정부 부수반인 키릴 스트레무소프는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4분가량의 영상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내가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든 국방장관이었다면 장교로서 스스로 총을 쐈을 것’이라고들 한다”고 쇼이구 국방장관을 직격했다.
스트레무소프는 또 “모스크바의 장성들과 장관들이 전선의 문제를 이해하지 못 한다”며 “러 국방부는 부패한 약탈자들이 모여 있다”고도 말했다.
앞서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가 이달 초 동부 요충지 리만을 뺏긴 것을 두고 “군대에서 족벌주의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였으면 군 지휘부를 이등병으로 강등시켜 최전선으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던 것에 대해서도 “이 문제를 제기한 그에게 동의한다. 잘했다”고 옹호했다.
용병 기업 와그너 그룹을 창설한 기업인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카디로프의 발언에 동의하면서 “군 지휘부를 맨발로 기관총을 들린 채 최전방에 세워야 한다”고 했다. 이후 중장 출신 러시아 하원 의원인 안드레이 구룰레프도 “위부터 아래까지 완전히 거짓말로 긍정적인 보고만 하는 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열세에 몰리자 친러시아 관료도 군 지휘부의 무능을 비난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루한스크, 도네츠크, 헤르손, 자포리자 등 4개 점령지를 자국 영토로 선언했으나, 우크라이나는 지난 일주일 동안 이들 지역을 수복하기 위해 빠르게 진격해왔다. 우크라이나 남부군은 이달 들어 탈환한 헤르손 점령지 면적이 400㎢가 넘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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